체감 실업률은 역대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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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6만3000명 증가하며 1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효과 때문이다. 지난 1월 보건복지부가 25만명대 후반에 달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시행하면서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경제를 떠받치는 30·40대의 일자리 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수도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인일자리를 제외하면 여전히 고용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민간의 고용 여력이 상실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개입으로 간신히 고용시장을 떠받치며 '고용 착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19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6만3000명 증가한 263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수치만 본다면 2월 고용은 '깜짝성장'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 정책 혜택을 받은 60세 이상 일자리 증가분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복지부가 지난 1월 노인일자리 사업을 조기집행하면서 지난 1월 실업자로 분류됐던 노인들이 취업자로 바뀐 것이다. 통계청은 노인일자리 사업 혜택을 받은 신규 취업자 수 규모를 25만명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 노인일자리 증가로 인한 일종의 고용착시가 발생한 셈이다.
실제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 노인층의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2월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39만7000명이나 증가하며 1982년 7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6만2000명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고용률은 37.1%로 1년 전 대비 1.8%포인트 상승했다.
2월 임시근로자는 1년 전보다 4만3000명 감소했는데, 이 역시 임시직에 종사하던 노인들이 정부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60세 이상 취업자 수를 빼고 보면 여전히 고용시장은 한파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허리'인 30·40대의 고용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2월 30대 취업자 수는 1년 전 대비 11만5000명 감소했고, 40대도 12만8000명이나 줄었다.
30대의 고용률은 74.9%로 0.5%포인트 하락했고, 40대도 0.2%포인트 떨어진 78.3%를 기록했다.
이같이 정부가 떠받치는 고용을 제외하면 민간부문의 투자 여력은 극히 미미한 상태다.
실제 2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5만1000명이나 감소했다. 지난해 4월 6만8000명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최근 감소폭은 3개월 연속 1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업과 전기장비 등의 업황 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용상황도 최악을 기록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3.4%로 전년동월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또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도 24.4%로 1.6%포인트 올랐다. 이는 조사대상 전체, 청년층 모두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5년 이래 가장 높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노인일자리 사업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만든 단기 일자리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며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반면 제조업에선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은 제조업 실직자들이 귀농·귀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고용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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