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승리(왼쪽)와 정준영. [중앙포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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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마약 투약 및 유통, 성범죄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강남 클럽 버닝썬이었다. 경찰 조사와 취재 등이 진행되면서 성접대 의혹 대화가 오간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포함된 연예인이 정준영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사건은 본격적으로 연예계로 번졌다. 정준영이 다른 지인들과 카톡방에서 몰래 찍은 성관계 영상을 공유하는 파렴치한 성범죄가 드러나 사건은 다시 ‘몰카’ 파문으로 국면 전환을 했다.
정준영도 13일 사과문에서 “저는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여성을 촬영하고 이를 SNS 대화방에 유포했고 그런 행위를 하면서도 큰 죄책감 없이 행동했다”고 인정했다.
정준영은 카톡방에서 ‘강간했네’, ‘살인만 안 했지 구속될 일 많아’란 말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 카톡방 참여자들은 여성들을 성(性) 상품처럼 취급하고,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관계를 하는 등 범죄 행위를 게임처럼 즐겼다. 요즘 같은 ‘비밀보장’이 어려운 SNS 시대에 불법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무서움조차 없는 모습이었다.
정준영은 이날 모든 활동 중단을 선언, 사실상 은퇴를 발표했다. 이어 같은 날 소속사 측은 정준영과의 계약해지를 알렸다. 정준영은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것이지만 사실상 ‘퇴출’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14년 경력의 한 홍보사 대표는 “부와 인기를 누리는 스타가 되면 특권의식이 생긴다”며 “‘나는 안 걸리겠지’ ‘걸려도 알아서 빼주겠지’란 생각이다. 네티즌은 승리 사건을 보며 ‘회사에서 손 써주겠네’라고 보는 것도 이미 대중이 그 메커니즘을 안다는 것”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특별하다고 여기는 연예인의 특권의식, 또 연예인이 문제를 일으키면 덮기에 급급하고 슬그머니 활동을 재개시키는 기획사들의 일명 ‘관리’ 행태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소속사 관리란 것은 문제를 막아주는 방식”이라며 “범죄 사실이 덮인다는 것은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도 덮어주겠지란 생각을 하게 한다. 관리 방향이 잘못됐다”고 분석했다.
승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승리와 같은 아이돌 가수의 경우 10대 때부터 연습생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기 그릇된 행동을 인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하고 다수 기획사가 관련 교육에 취약하고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은 지난 2015년 트와이스를 뽑는 엠넷 리얼리티 ‘식스틴’에서 연습생들에게 실력보다 인상을 강조했다. 그는 진실, 성실, 겸손의 중요성을 꼽은 뒤 “좋은 가수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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