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공식 SNS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도구화 현실 지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클럽 ‘버닝썬’은 강간을 파는 공간이었다. 클럽 MD들은 ‘싱싱한 골뱅이’가 준비돼 있다며 약에 취해 기절한 여성의 나체를 유포하는 호객행위를 했다. 지역 경찰은 230만원에 여성폭력의 현장을 눈감아줬다. 여성의 안전과 인권이 그들에겐 230만원보다 저렴한 것이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가 13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도구화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한사성은 “버닝썬 클럽 폭행 사건이 공론화된 지 벌써 3개월이 됐다. 어제부터는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및 유포 사건이 논란이다”며 “한국 사회의 남성연대가 어떻게 여성을 도구화하고 재화로 활용하며 작동하는지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한사성은 “강간 약물 산업 - 클럽 MD - 여성 무료입장 - 지역 경찰과의 유착 - 성매매 - 약물 강간 - 비즈니스를 위한 성접대 등의 키워드가 여성들이 ‘놀기 위해’ 드나들었던 공간에서 나왔다”며 “성착취 카르텔이 얼마나 우리의 일상에 밀착되어 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불법 촬영 및 유포와 관련해서는 “사회 곳곳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여성과의 성관계 경험을 과시하는 수많은 ‘정준영’들이 존재한다”며 “그가 공인이 아니었다면 이 사건은 한사성에 상시 접수되는 다른 사건들처럼 주목받지 못한 채 지나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접 촬영과 유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방관과 동조를 통해 기꺼이 공범자가 되어주었던 남성들은 ‘잘못 걸린’ 가해자에게 공감과 측은함을 드러내는 한편, 피해자 여성의 신상을 추적하고 영상의 행방을 수소문한다”며 2차 피해의 우려를 드러냈다.
한사성은 “디지털 성폭력이 더 이상 ‘남성문화’의 일부가 되지 않으려면 비동의 촬영과 유포를 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유포된 영상을 공유하거나 시청하는 것도 옳지 않다는 목소리가 남성사회 내부에서 나와야 한다”며 “지금의 분노가 불법촬영물 시청 및 소지 처벌을 제도화하는 힘으로 모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버닝썬 논란은 지난해 남성 김모씨와 클럽 직원 간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제기됐다. 김씨는 클럽 측과 경찰이 유착해 피해자인 자신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버닝썬에서 여성들에게 마약 종류 중 하나인 물뽕(GHB)을 흡입하게 한 뒤 성폭행한다는 논란과 클럽과 경찰 사이에서 현금이 건네진 정황도 터져 나왔다.
버닝썬 사내이사였던 승리는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해외 투자자에게 성접대까지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련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정준영은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 대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방에 있던 연예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서도 정씨가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해 피해 여성이 10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