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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17일 남기고 메이의 브렉시트안 또 부결…혼돈의 영국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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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EU의 수정안 하원서 149표 차로 부결

13일 노딜 브렉시트, 14일 연기 여부 표결

노동당 코빈 "총선 치러 새 정부에 맡겨야"

與 온건파 "연기후 소프트 브렉시트안 처리"

중앙일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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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또 큰 표차로 부결됐다. 오는 29일로 정해져 있는 브렉시트 시한을 17일 앞두고 영국 정치권에서 브렉시트 혼란은 막판까지 극에 달하고 있다.

영국 하원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연기를 놓고 잇따라 표결을 할 예정이다. 브렉시트 시한을 코앞에 두고 메이 총리의 방안이 거부되면서 일단 연기한 뒤 총선을 치러 새 정부가 브렉시트 문제를 다루게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보수당 온건파 의원들은 연기 후 강경파를 제끼고 야당이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합의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현지시간) 저녁 실시된 하원 표결에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부결됐다. 영국 의정 사상 집권당의 최대 표차(230표) 패배였던 1차 표결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큰 149표차였다.

메이 총리는 전날 밤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수정안에 합의했다.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서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다는 브렉시트 강경파의 우려를 씻기 위해서였다. 메이 총리는 EU가 영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고 관세동맹에 계속 묶어두려 할 경우 영국이 일방적으로 안전장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합의안에 새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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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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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법령 해석 권한을 가진 제프리 콕스 법무상은 새 수정안도 영국이 EU의 동의 없이 관세동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은 물론이고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이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메이 정부의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혼란은 극에 달하고 있다. 영국의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다. 노 딜 브렉시트를 택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이다.

영국 하원은 13일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할 것인지에 대해 하원에서 표결을 벌인다. 노 딜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는 물론이고 유럽과 세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 선택하기 어렵다. 이후 하원은 14일 브렉시트 연기를 놓고 표결한다. 영국 법은 EU와 합의하지 않고 3월 29일이 되면 자동으로 노 딜 브렉시트를 하도록 돼 있다. 결국 연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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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가 정부의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후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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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이날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부결된 직후 "정부의 브렉시트 방안에 사망선고가 내려졌음이 확인됐다"며 메이 총리에게 조기 총선을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총선을 치러 정부를 새로 꾸린 뒤 다시 협상에 나서자는 의견이 집권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의회에서 메이가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총선을 제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총선을 원하지도 않는다. 이런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는 보수당 의원들은 초당적으로 합의가 가능한 방안을 정부가 표결에 붙이면 일단 브렉시트를 연기한 후 의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전직 장관을 지낸 보수당 닉 볼스 의원은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를 향해 "이번 합의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보면 앞으로 어떤 방안에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며 "영국을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충격에 몰아넣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런 시도를 좌절시킬 것"이라며 "몇달 간 브렉시트를 연기한 후 소프트 브렉시트 방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야당과 공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자신의 합의안이 끝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브렉시트는 아예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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