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아베 정부, 6월 시진핑 국빈 초대 보류”…트럼프 때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 언론 “5월 트럼프 국빈 방문에 미·중 무역갈등 부담”

경향신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예우하는 방안을 보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당초 시 주석이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일본을 방문할 때 국빈방문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미국을 배려하기 위해 접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5월26~28일 일본 방문을 국빈 형식으로 대우키로 이미 결정한 상태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5년 만의 국빈방문이다. 국빈방문은 외국 정상을 맞이할 때 가장 높게 예우하는 형식이다.

일본 정부는 시 주석의 방일도 국빈 형식으로 예우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해 10월 중국 방문 당시 시 주석에게 2019년 내 일본 방문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오는 6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시 주석을 G20 정상회의 전후로 일정기간 일본에 머물게 함으로써 국빈으로 대우하는 시나리오를 그려왔다. 시 주석을 국빈으로 대우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 개선 흐름을 가속화시키겠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등 미국과의 관계가 발목을 잡았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직후 시 주석을 국빈으로 초대하는 것은 일정상 쉽지 않다고 전했다. 예산 등의 제약도 있어 일본은 국빈방문을 연 1~2명으로 한정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아 미국 측의 심기를 살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시 주석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대우를 하면 미국의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시 주석의 방일을 계기로 대중 관계 개선을 확고히 하려고 했지만 난감한 처지이다. 중국 측은 시 주석에 대한 국빈 대우를 일본 측에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1998년 장쩌민(江澤民), 2008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모두 국빈 대우였다. 다만 국제회의에 맞춘 방일은 아니어서 이번 시 주석의 방문과는 차이가 있다. 외무성 내에는 “국빈 대우를 하지 않으면 시 주석은 방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