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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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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배아·자궁 상태 맞춰 착상 도와 난임 치료 성공률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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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문경용 부산 마리아의원 원장
중앙일보

문경용 부산 마리아의원 원장은 자궁·배아의 상태를 개선하고 착상 시기를 조절하는 난임 치료로 착상 성공률을 높인다. 프리랜서 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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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은 생명의 씨앗이 싹을 틔우는 공간이다. 그런데 씨앗(배아)이 좋아도 밭(자궁)이 황폐하면 임신을 유지하기 어렵다. 모체와 태아를 연결하는 착상이 불안정해서다. 자궁 내막에 자리 잡은 배아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태아로 자란다. 이후 출산 때까지 이곳에 머물면서 생명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착상은 임신에 이르는 최종 관문이다. 만일 반복해 착상에 실패한다면 원인을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 부산 마리아의원 문경용 원장에게 체계적인 진단·검사로 착상 성공률을 높이는 난임 치료법에 대해 들었다.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 등 난임 치료를 받으면 쉽게 임신이 되는 것 아닌가.

“다양한 난임 치료는 임신 성공률을 높여준다.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 등은 배란·수정 등 임신 초기 과정을 돕는다. 임신은 배란·수정·이동·착상의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어느 한 단계라도 삐끗하면 건강한 출산에 이르기 어렵다. 정교한 난임 치료로 배란·수정·이동까지는 해결할 수 있다. 난임 여성이 한 월경 주기에 자연 배란으로 임신에 성공할 확률은 5% 미만이다. 인공수정은 15~20%, 시험관아기 시술은 인공수정보다 높은 40%다. 그런데 임신 성공률이 높은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3회 이상 실패했다면 반복적인 착상의 실패 원인을 찾아야 한다.”

-착상에 실패하는 이유는.

“착상은 배아와 자궁내막의 긴밀한 상호 작용이다. 이식한 배아가 내막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모체와 연결하고 자신이 머물 공간인 태반을 만들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배아 스스로 해야 한다. 착상이 어려운 이유다. 착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자궁내막의 성숙도다. 이는 염증·용종·자궁근종 등 자궁 내부의 환경, 자궁내막의 혈류 흐름, 두께 등의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자궁내막에 염증이 심하다면 이식한 배아가 자궁내막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태아가 엄마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산소·영양분을 공급받고 이산화탄소·노폐물을 배출하는 탯줄이 약하다는 의미다. 불안정한 착상은 임신 유지도 어렵다.”

-착상 성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하나.

“난임 치료 기술력과 의료진의 열정이 중요하다. 임신·착상을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내고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일차적으로 건강한 생식세포(정자·난자)를 채취·배양하는 정교한 난임 치료 기술로 배아의 질을 개선한다. 배아의 발달 상태, 세포분열 속도, 색·모양 등을 관찰해 결함이 없는 우수한 배아를 선별해 이식한다. 배아의 상태가 좋으면 자연스럽게 착상 성공률도 높아진다. 배아를 이식할 자궁내막의 위치 선정도 고려해야 한다. 초음파를 보면서 개인별로 자궁의 각도·크기 등을 살핀다. 이식할 때 섬세한 술기도 착상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가능하면 부드럽고 빠르게 시술해 자궁 자극을 최소화한다. 섬세함이 떨어지면 자궁내막이 수축해 본래 계획했던 곳과 다른 부위에 배아가 이식될 수 있어 주의한다.”

-반복해 착상에 실패하면 임신이 어려운가.

“난임은 아는 만큼 극복할 수 있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두세 차례 실패했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다. 혈액·자궁내막 유전자 검사 등으로 착상 실패의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면서 배아의 착상을 도울 수 있다. 반복적으로 착상에 실패하는 이들의 절반가량은 자궁내막 염증이 문제가 된다. 혈전이 잘 생겨 자궁 혈류가 원활하지 않거나 면역학적 문제가 있을 때도 임신이 어렵다. 일부는 황체호르몬에 반응하는 시기가 달라 착상에 실패하기도 한다.”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자궁내막의 환경을 세밀하게 살핀다. 자궁 염증이 있다면 항생제 치료로 염증을 없애고 자궁내막을 가볍게 긁어내면 상처를 회복하면서 자궁내막의 상태가 개선된다. 혈액이 잘 굳어 자궁 동맥 혈관 흐름이 나쁘다면 아스피린·헤파린(주사) 같은 약을 투약하면서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치료를 병행한다. 면역 균형을 회복하는 면역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근엔 배아가 착상하는 장소인 자궁내막의 수용성을 분석하는 ERA 검사로 최적의 착상 시기를 계산해 배아를 이식하기도 한다. 자궁내막 수용성과 관련한 236개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해 착상 성공률을 끌어올린다.”

-착상 성공률이 높은 배아 이식 시기가 따로 있나.

“일반적으로 배란 후 5일 정도 지났을 때부터 착상이 가능하다. 자궁내막이 8㎜ 이상으로 충분히 두꺼워진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다면 이식한 배아의 착상을 위해 인위적으로 황체호르몬을 공급해 배란 후 자궁과 비슷한 환경을 만든다. 그런데 이 시기가 사람마다 미묘하게 다르다. 하루·이틀 차이로 착상에 실패할 수 있다. 착상 시기를 섬세하게 조절해 배아를 이식했더니 임신 성공률을 20%가량 끌어올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복적으로 착상에 실패한 사람에게 적용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난임 치료를 받을 때 주의할 점은.

“월경 주기가 일정하거나 젊다는 이유로 난임 치료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 정자·난자 같은 생식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가임력이 떨어진다. 같은 난임 치료라도 연령에 따라 임신 성공률에 차이를 보인다. 일단 난임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면 긍정적인 마음과 배우자의 지지·배려가 중요하다. 이는 힘든 난임 치료를 유지·지속하는 힘이 된다. 여성의 난임 치료 스트레스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다. 이런저런 검사로 일정에 맞춰 병원을 찾아야 하고 매일 주사도 맞아야 한다. 호르몬 변화로 육체적·심리적 상태도 들쑥날쑥하다. 이렇게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깊은 실망감에 빠진다. 난임 치료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치료 기간 동안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부부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산책하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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