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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美 "北 동창리 기지 정상가동"…트럼프 이틀연속 "金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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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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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들이 7일(현지시간)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 가동 상태로 복귀한 것 같다는 분석을 연이어 내놓았다. 미국 조야에서 회담 결렬 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는 가운데 재차 남북 경협 추진 방침을 밝힌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편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국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이날 6일자 위성사진을 근거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 가동 상태로 돌아갔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미사일 발사대 측 궤도식 이동구조물이 6일 기준으로 복원 작업을 완료했으며 현재 가동 중일 가능성이 있다. 엔진시험대 쪽에서도 시험대를 지지하는 구조물 재건에 진척이 있었다는 평가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인 '분단을 넘어'도 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 주요 부품 복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틀 연속 "실망스럽다"는 반응으로 북한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김정은에게 실망했느냐'는 기자 질문을 받고 "조금 실망했다. 조금"이라고 답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7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 상황(동창리 발사장 재건)에 대해 신중하게 들여다보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대로 그들(북한)이 이 방향을 택한 것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언론 브리핑에 응한 미국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위성 발사도 북한 스스로 선언한 (핵·미사일 실험) '유예' 방침을 위배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주 발사체 발사라 해도 북한이 한 약속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발사체 실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고 나섰다.

이러한 기류 속에 한국 정부에 대한 미국 조야의 비판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 "안 한다(No)"고 잘라 말했다. 또 "(트럼프) 정부 내에 단계적(step-by-step) 접근을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며 "또 어떤 단계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다"고 강조해 낮은 단계의 비핵화 조치와 남북 경협이 교환될 여지를 차단했다.

한국 정부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개성공단 재가동 추진은 유엔 제재 틀 내에서 검토하는 것이고 미국과 협의를 할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비핵화를 했을 때 북한에 어떤 혜택이 갈 것이냐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차원에서 이런 것을 설명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 정부에 대한 제재 감시망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주한 미국대사관에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 담당자가 새로 파견돼 한국 기업의 제재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가 아닌 재무부 직원의 대사관 파견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2차 미·북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란 제목의 논평에서 "이번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 수뇌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 마지않았던 내외는 회담이 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난 데 대해 미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며 아쉬움과 탄식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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