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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7개 공장 美 이전 추진"···트럼프, 아베와 회담 또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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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추천해줬다" 이후 두번째

아베, 작년 9월 트럼프 설득하려 한 말

닛케이 "그림 보여가며 대미투자 No.1"

“아베 총리가 일본이 최소한 7개 공장을 미국에 이전할 거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일을 저질렀다. 아베 신조(安倍信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을 또 공개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에서 기업경영자들과 가진 회의 도중 고용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아베 총리가 전에 ‘일본이 최소한 7개의 큰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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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하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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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나눈 이야기를 예고없이 폭로해버린 건 벌써 두번째다. 지난달에도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회견 도중 갑자기 “아베 총리가 나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추천해줬다”고 밝혀, 아베 총리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번에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트럼프의 발언이 공개되자 "미국 경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오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상간의 내용이기 때문에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미국에 큰 공장 7개를 짓겠다”고 말한 건 지난해 9월 26일 뉴욕에서 가진 미·일정상회담 때인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일무역 적자를 해소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베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심하던 중 이런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시 직접 준비한 ‘미국에서의 주요한 일본 투자 최신 현황’이라는 그림까지 보여가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 그림엔 도요타 자동차와 파나소닉 등 8개 회사의 7건의 구체적 사례가 그려져 있고, ‘일본은 미국의 넘버원 투자 국가’라고도 쓰여있었다고 한다.

또 2017년 1월 트럼프 정권이 출범한 이후, 일본 기업이 미국에서 3만7000명의 고용창출과 200억달러의 투자를 해왔다는 점도 적혀있는 등 트럼프 정권 탄생을 계기로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가 활발해졌다는 점을 강조한 내용이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구체적인 기업의 움직임을 내용에 포함시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얻기 위해서였다. 이미 기업들이 대외적으로 공표를 끝낸 안건을 모은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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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9월 23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하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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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베 총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압박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일본은) 미국으로 공장을 더 많이 이전해야 한다”면서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너무 많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4월 미국과 물품무역협정(TAG) 교섭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 농산물과 자동차의 수입확대를 요구하고 있어서 험난한 협상이 예상된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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