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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최선희, 트럼프 떠나려 하자 김정은 메시지 갖고 달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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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하노이 노딜’ 뒷얘기 보도

“김영철 전날 폼페이오 만남 거절”

중앙일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지난 1일 북측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기자들에게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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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발버둥으로 시작했으나, 북한의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끝났다.’

미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뒷이야기를 전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CNN은 ‘모욕과 마지막 시도’라는 인터넷판 기사에서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금껏 공개되지 않은 정상회담 막전막후 상황을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회담 전날인 지난달 26일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려 했다가 바람을 맞았다.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날 양국 정상이 만나기 앞서 김 부위원장과 회동해 (비핵화) 합의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어느 정도 확고한지 확인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가 수시간 기다렸지만 김 부위원장은 끝내 만남을 거절했다고 한다. CNN은 “북한이 상대방을 바람 맞히는 일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상회담 전날 고위급 접촉마저 불발시킨 건 이번 정상회담 결렬의 전조였다”고 평했다.

그러나 이틀 뒤 상황은 역전된다. 북·미 간 마지막 조율 없이 진행된 정상회담은 28일 성과 없이 끝났고, 트럼프 대통령 등이 회담장을 떠나려 했다. 그러자 북한 움직임이 다급해졌다는 것이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미측 대표단에게 달려와(rushed over)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다시금 북·미 당국자 간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견이 계속되자 미측은 정확한 비핵화 조치 시설과 범위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최 부상은 돌아갔고 “영변 전체”라는 김 위원장의 대답을 들고 다시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큰 감흥을 받지 못했고 회담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는 것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영변 이상을 원했지만 북한은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말한 뒤 수시간 만에 하노이를 떠났다. CNN은 회담에 관여한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사실 북·미는 실무협상 단계부터 비핵화 조치를 놓고 거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북한 측은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고 수차례 위협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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