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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한미훈련 안 하면 수억 달러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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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기질 드러내며 ‘안보=돈’ 강조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에도 영향 미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되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는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나의 입장이었다”면서 “또 현 시점에서 북한과의 긴장을 줄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가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 대신 소규모 동맹 훈련에 나서기로 한 것에 대한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 조야 일각에서는 ‘노 딜’ 북미 정상회담 후 결정된 한미 연합훈련 종료가 ‘북한에 대한 일방적 양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안보도 돈이 돼야 한다’는 ‘사업가’ 기질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정부의 전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 장군들은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는 정보·안보 관계자들에게 국제안보·갈등을 경제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시각은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훈련 중단 결정은 결국 돈 때문이고, 북한과의 긴장 완화는 후순위”라면서 “매년 이어질 방위비 분담금 조정 등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한 인터뷰에서 한미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 없음을 확인한 뒤 “현시점에서 대규모 전쟁훈련을 시작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언제든 대통령이 재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우리의 원칙적 입장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을 것’이란 발언에 대해 “북한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와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의회 청문회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면서 청문회를 추진한 민주당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과 아주 중요한 핵 정상회담을 하는데 그 시간에 민주당이 유죄판결을 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연 것은 아마도 미 정치의 새로운 저점을 찍은 것”이라며 “이것이 아마도 내가 회담장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걸어 나오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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