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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김정은에 빅딜 문서 건네…회담 문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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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CNN 등 방송 출연 ‘빅딜’ 언급

‘광범위한 비핵화’ 요구 대가로

북한 눈부신 경제 발전상 제시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아

북, 노후 원자로 등 제한적 양보

트럼프는 대화 준비돼 있어

대북 경제제재 계속 검토할 것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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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핵과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생화학무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비핵화’ 요구를 담은 문서를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비핵화 기준을 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그 대가로 북한의 눈부신 경제 발전상을 제시하며 김 위원장에게 ‘빅딜’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시각) 미국 <시비에스>(CBS)와 <폭스뉴스> <시엔엔>(CNN) 방송에 잇따라 나와 이렇게 밝혔다. 또한 볼턴 보좌관은 ‘나쁜 딜’을 하느니 차라리 ‘노딜’을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적 이해를 보호했다”는 점에서 회담은 “성공적”이라며 합의 무산에 따른 국내 비판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볼턴 보좌관이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두 정상 간 회담의 ‘막후’는 비교적 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자신이 ‘빅딜’이라고 부르는 비핵화를 받으라고 말했다. 핵과 화학, 생물 무기를 포기하고 탄도미사일도 포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게 건넨 문서는 한글과 영어로 “우리(미국)가 바라는 바를 정리”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 대가로 (북한이) 미래에 엄청난 경제”를 얻을 수 있다고 제시했으나 김 위원장은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시비에스>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서도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부터 우리의 요구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는 것이었다”며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한 비핵화 개념을 제시했다. 반면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영변 단지의 노후화된 원자로와 고농축 우라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를 포함한 매우 제한적인 양보”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그 대가로 “상당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들이 저지른 잘못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며, “행동 대 행동과 같은 (북한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동시적 행동은 북쪽에서 요구해온 협상 방식으로, 북-미 간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동시적·병행적’ 대북 접근 방식을 공식화한 바 있다.

향후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에 그는 북한이 상황을 “재평가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경제 제재를 계속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선박 간 옮겨싣기를 못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도 북한을 더 압박하도록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외교의 창이 닫힐지’ ‘시간제한이 있는지’를 묻자 “문을 열어뒀다” “만기는 없다”고 답했다. <시비에스>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은 실무급에서 협상을 계속하거나 적절한 시점에 김정은과도 대화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 3차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볼턴 보좌관은 <시엔엔>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 교체를 지지하지 않는 게 확실한지에 대한 물음에는 “행정부의 입장은 우리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그게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이라고만 답했다. 진행자들이 대통령의 견해가 아닌 볼턴 보좌관의 견해를 캐묻자 그는 “나는 국가안보 보좌관이다. 나는 국가안보 결정자가 아니다”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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