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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북미회담 결렬, 코언 청문회도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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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코언 전 개인변호사의 의회 청문회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주고받는 모든 것을 거는 ‘빅딜’을 시도해보고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돌아서기로 결심한 데는 코언 청문회 등 국내 정치적 요인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서 “민주당은 북한과의 아주 중요한 핵 정상회담과 동시에 공개 청문회를 열어, 유죄를 선고받은 거짓말쟁이이자 사기꾼인 코언을 인터뷰함으로써 미국 정치에서 새로운 저점을 찍었다”며 “이것이 (내가) 걸어나온 것에 기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트윗에서는 “제정신이 아닌 민주당의 대통령 괴롭히기가 우리 역사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가장 악랄하고 부패한 주류 언론”이라고 공격했다.

걸어나온 것(walk)이라는 표현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때로는 (협상장에서) 걸어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합의문도 없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선 것을 의미한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은 만약 그들이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는,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이라며 “하지만 그들이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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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도 코언 청문회에 대해 불쾌감을 표출했다. 그는 28일 기자회견에서 “그런 거짓 청문회가 이처럼 엄청나게 중요한 정상회담 와중에 진행됐다는 것은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 보고서 제출 등을 앞둔 상황에서 열린 코언 청문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대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특히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이 정상회담 소식보다 코언 청문회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흡한 협상안에 서명했다가는 국내 정치적으로 더욱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즉 정치적 난국을 돌파할 만한 수준의 큰 성과를 낼 수 없다면 ‘나쁜 거래(bad deal)를 하는 것 보다는 아예 거래를 하지 않는 게(no deal) 낫다’고 결론을 내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에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책임을 회담 기간에 청문회를 연 민주당에 떠넘기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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