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숙 화랑서 5일부터 '고요한 공간의 시학' 전시
1983년부터 촬영 대표작 시리즈 14점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4일 오전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만난 사진작가 로버트 폴리도리가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공간속 장면들을 찍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고요한 공간의 시학'을 타이틀로 5일부터 한국 첫 개인전을 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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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과거의 흔적을 찍어 유명해진 사진작가 로버트 폴리도리(69)가 프랑스 베르사이유궁 사진을 들고 서울에 왔다.
4일 오전 서울 청담동 네이처포엠빌딩 3층 박여숙화랑에서 만난 그는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며 "내 사진의 역할은 과거를 보존하고 재조명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로버트 폴리도리는 1980년대 초반부터 베르사유 궁전의 복원과정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여 30여년 넘게 그 변화의 풍경을 기록해왔다. 공사 중인 어수선하고텅 빈 공간의 생경함을 포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재난의 여파에 살아 남은 건물들의 상처가 새겨진인테리어들을 그대로 담아냈다.
베르사이유궁의 한 공간이나 초상화의 한 단만을 확대해 찍은 사진은 회화같은 분위기를 전한다. 워낙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차 있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베르사이유궁은 3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프랑스 문화의 권력과 권위를 과시한다.
로버트 폴리도리는 "프랑스 절대왕권의 상징 루이 14세가 루이 13세의 사냥터에 1662년부터 50년간 완성했다. 1682년 파리의 루브르궁전에서 베르사이유로 왕궁을 옮긴 이후 1789년 루이 16세가 혁명군에 의해 파리 루브로 다시 왕궁을 옮기기까지 107년간 절대왕정의 중심지이자 유럽문화의 중심이었던 곳"이라면서 "내가 이곳의 복원작업을 사진을 찍은 것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고, 무엇이었는지를 기록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로버트 폴리도리 개인전 Chambre de la Dauphine, (45) CCE.01.020, Corps Central - R.d.C, 1986,kodak endura chromogenic photographic paper, 101.6 x 127 cm, ed.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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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계 미국인인 로버트 폴리도리는 1960년대 후반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전설적인 영화제작자 요나스 메카스(Jonas Mekas)의 조수가 되어 앤솔러지 필름 아카이브(Anthology Film Archives)에서 일했다. 이 시기의 경험과 프란시스 예이츠의 기억의 예술(The art ofMemory)에 영향을 받아 필름을 프레임별로 편집하면서 스틸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 후 1983년 파리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베르사유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장 마리 페루즈가 작성한 궁전의 종합 건축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베르사유 궁전을 촬영하면서 베르사유 궁전의 복원을 문서화 할 수 있는 권한도 얻었다.
그의 '베르사이유' 시리즈는 로버트 폴리도리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제인 건축 공간에 녹아든 인간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대형 뷰 카메라로 느린 셔텨 속도를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아름다움, 고요함, 명상의 품질과 보기 드문 선명도와 초점으로 베르사유의 복원과정을 담아낸다.
【서울=뉴시스】 로버트 폴리도리 개인전 Louis XIV, roi de France, MV 8369, attributed to Cla….4cm, ed2of10.ti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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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폴리도리에 의해 기록된 '베르사유'는 약 30년간 변화의 과정을 거친 역사와 소통하는 건축물로 새롭게 제시되었고, 2009년에 발간된 베르사유의 복원 작업 과정을 담은 3권의 사진집인 Parcours Mus?ologique Revisit? (Versailles)은 미술계뿐만 건축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폴리도리의 사진은 '시간적 역설(temporal paradox)'이다. 그의 사진에서 보이는 바로크 풍의 부조 장식, 끝없는 반사를 통한 원본과 복제를 계속하고 있는 미장아빔(mise en abyme)의 거울 이미지들, 신고전주의의 이미지와 바로크의 잔재들, 프랑수아 제라르가 그린 '황제복을 입은 나폴레옹 1세'의 그림은 베르사유의 과거의 유적들로 대변된다.
낡은 것의 복원 과정을 통해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세계관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포착하는 폴리도리는 “건축 공간은 사람들이 살았던 역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매개체”라며 “건축 안에 녹아 있는 영혼을 찍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작가 로버트 폴리도리 개인전은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 복원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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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폴리도리는 1998년 월드 프레스 어워드(World Press Award) 아트 부문에 수상하였고, 1999년, 2000년 연속으로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 어워드(Alfred Eisenstadt Award)의 건축 사진부문의 상을 수상하며 포토 저널리즘에 공헌을 하였다. 로버트 폴리도리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폴 게티 뮤지엄, 휘트니 뮤지엄,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 뮤지엄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해 열린 국립현대미술관(MMCA)에서 《문명: 지금 우리가 사는 방법(Civilization The Way We Live Now)》에 참가했다.
새 봄맞이 집안 인테리어에 꽂혔다면 꼭 볼만한 전시다. 특히 프랑스 바로크풍 양식에 빠져있다면…전시는 19일까지.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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