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3일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 2일 가진 전화통화 결과를 알리며 “한미 군 당국이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공식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도 같은날 “4일부터 12일까지 키 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을 조정한 새 연합지휘소 연습인 ‘동맹(Alliance) 연습’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
이에 따라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 등의 명칭은 이제부터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두 훈련을 조정한 형태인 새로운 이름의 동맹 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특히 독수리 연습의 경우 소규모 부대 위주의 축소된 훈련으로만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 군 당국은 키 리졸브 연습, 독수리 훈련을 폐기한 이유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 촉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 장관과 샤나한 대행은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회담 결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보다 활발한 대화를 지속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미 양국은 매년 봄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함께 실시해왔다. 키리졸브 훈련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에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미군을 추가로 투입시킬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 때 신속하게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숙달하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독수리 훈련은 적군의 후방지역 침투에 대비,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실시하는 연례 야외기동훈련이다, 연대 및 대대급 이하를 중심으로 소규모 병력이 참가해 실시되는 훈련이다. 유사 시에 대비한 정예병 위주의 공격 전술인 셈이다.
일각에선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을 폐기함으로써 사실상 북한과의 전시에 대비한 공격형 전술을 염두에 두지 않는 대북 방어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월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의 축소 및 연기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또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실시 여부 및 규모 등에 대한 발표를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3월 초로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미 양국은 "축소 및 연기, 발표시점은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결국 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인 지난 2일 양국 국방장관 간 전화통화를 통해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의 종료를 최종 결정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양 정상이 어떠한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회담이 결렬된 뒤에 이뤄진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
전문가들은 “2차 북미정상회담 전부터 이미 한미 양국 간 합의를 해 둔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비용 등의 문제로 한미연합훈련을 지속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관한 질문을 받고 “한 번 할 때마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워 게임(War Game)’ 측면에서 (연합훈련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한 번 할 때마다 수억 달러가 드는 등 굉장히 (비용이) 비싼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국방‧안보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감안할 때,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관계없이 (키 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훈련의 종료는) 이미 결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기자회견을 할 당시 이미 마음을 굳혔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 대표는 독수리 훈련의 규모가 축소되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현대전(戰) 대비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명칭 변경 같은 것은 사실 부수적인 것이고 문제는 현대전”이라며 “현대전은 모든 부대 단위, 전투원 하나 하나가 전부 유기적으로 네트워킹을 하면서 전쟁을 하는 것인데, 독수리 훈련을 소규모로 변경해서 하게 되면 전술을 정비하는 정도는 할 수 있어도 상급 혹은 인접 대대, 그리고 타군과의 네트워킹은 힘들어져서 현대전 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
suyoung0710@newspim.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