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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트럼프 만찬서 빅딜 제안… 北 즉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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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본회담前 이미 결렬 예고”

트럼프 “김정은 종잡을수 없어… 핵 가진다면 경제적 미래 없을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을 만큼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얻겠지만 만약 핵무기를 가진다면 그 어떤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그것은 그들(북한)에게 정말 나쁜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28일 정상회담 합의 결렬 직후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며 “어쩌면 나도 김 위원장도 모두 준비가 안돼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상태로 합의서에 서명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고, 그래서 김 위원장에게 “이봐. 이건 잘 안될 것 같아”라고 말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진짜 (북핵 폐기) 프로그램을 갖지 못한다면 제재를 완화해주기를 원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그들도 준비가 안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적으로 이해한다. 그들이 그걸(핵 프로그램을) 구축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개성이 강한 사람(a real personality)’이라는 표현과 함께 “예리하며 종잡을 수 없다(pretty mercurial)”고 평가했다. “회담을 결렬시킨 것이 당신의 선택이었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해두자. 내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만 답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하노이 회담의 결렬은 지난달 27일 만찬에서 이미 예고됐다고 한다. 원탁 테이블에 어깨를 맞대고 앉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모든 핵과 미사일 폐기+제재 완전 해제’라는 빅딜을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음 날인 28일 오전 정상회담은 처음부터 긴장된 분위기였다고 NYT는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김 위원장이 빅딜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젊은 북한 리더의 속임수에 넘어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며 ‘스몰딜’ 수준의 합의는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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