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먼저 타계한 할머니들의 흉상 앞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임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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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0시 30분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앞 광장.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고 일본군의 인권유린 규탄과 일본 정부의 진정 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가 시작됐다.
무대 앞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할머니들의 과거의 모습과 최근의 모습 등이 담긴 영상과 ‘소녀와 꽃’이라는 헌정곡이 흘러 나왔다.
추모제는 지난해 영면한 하점연·김순옥 할머니의 약력소개로 시작됐다. 이어 무대 한쪽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위에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92) 할머니가 가장 먼저 꽃과 향을 올리고 참석자들이 뒤따랐다.
나눔의 집 이사장 송월주 큰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일본군 성노예 피해는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 전쟁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이라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의 올바른 해결 방법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가해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라고 밝혔다.
2013년 타계한 최순선 할머니의 아들인 왕상문씨는 자신이 직접 쓴 추모시로 어머니의 아픔을 달랬다.
왕씨는 “꽃이 노랗게 예쁘다 한들 당신의 빛바랜 구릿빛 비녀만큼이나 환하지 않다”며 “나의 엄마, 우리 엄마, 그렇게 언제나 제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을 꽃으로 남아주세요. 어머니”라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목이 멘 소리로 “당당한 우리 어머니, 일본군의 사죄를 반드시 받으세요”라고 외쳐 주위를 숙연케 했다.
3ㆍ1절인 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이옥선 할머니와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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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눔의 집이 20여 년 간 보유한 영상기록을 편집해 현재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이옥선(92) 할머니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휴먼다큐멘터리 영화 ‘애움길’(A long way around) 편집본이 상영됐다. ‘애움길’은 2016년 개봉한 영화 ‘귀향’에서 일본군 ‘다나카’역을 연기한 이승현 감독이 만들었다.
이 감독은 “과거의 상처를 넘어 후대를 위한 인권과 평화운동의 길로 들어선 영웅의 일대기”라며 “영화를 통해 할머니들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나눔의 집 ‘귀향영상관’에서 세 차례(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4시) 무료 상영된다. 영화 전체 상영시간은 57분이다.
이어 국악인 김태희의 ‘추모가’와 와 일본인 기타리스트 하타 슈지가 참여한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하타 슈지는 공연에 앞서 “공연이 할머니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한다”며 사죄의 큰절을 올려 큰 박수를 받았다.
추모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 추모제는 참석자들의 위령비 참배와 추모 나비 달기로 마무리 됐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항일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고, 일제 식민지 치하의 가장 큰 아픔 중의 하나인 일본군’성노예’피해자들을 추모하고자 마련됐다”며 “일본의 반인권적인 행동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을 기억함으로써, 이러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2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에는 현재 6명의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94세다.
3ㆍ1절인 1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추모 나비에 메시지를 적어 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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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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