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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다음 만남 약속 안 했다”… 북미 3차 회담 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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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에 곧 특검 보고서 발표… 국가비상사태 해결 등 현안 산적

대통령직 유지 자체가 ‘발등의 불’ 차기 대선 정국 돌입도 변수로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JW매리엇 호텔에서 사실상 결렬로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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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 번째 만남은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틀간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사실상 결렬’이라는 결과를 남긴 채 끝나면서 다음 회담의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북미 회담에 대해 “북한과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다음 회담을 약속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무리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예 “차기 회담은 빨리 열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고 애매모호하게 답했다. 스스로도 개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해 있는 국내외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더더욱 떨어진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배신으로 국내적으로 크게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코언은 러시아 스캔들 등과 관련, 의회에서 27, 28일(미국시간)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하는 증언을 쏟아냈다. 게다가 이번 주말 또는 다음주 초에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결과 보고서마저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마 했던 ‘탄핵 정국’이 현실화할 수도 있는 만큼, 이제는 대통령직 유지 자체가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마련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나,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한 미 하원이 전날 이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등 논란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뒷마당인 베네수엘라에서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야기된 정정 불안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집중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다.

게다가 이제 수개월 후면 사실상 2020년 차기 대선 정국에 돌입하게 된다는 사실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가장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의 민심 이반’ 또는 ‘반대 진영의 공격’이라는 역풍을 초래할 게 뻔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과의 차기 회담에 크게 집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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