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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한-미 훈련 오래전 포기”…전략자산 전개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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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훈련은 어떻게 되나]

“수억달러 비용 마음에 들지 않아

…김위원장, 로켓·핵실험 않는다고 해”

‘독수리 훈련’ 대대급 규모 축소 추진

군 “전작권 전환 검증 연습은 불가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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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합의문 작성에 이르지 못했지만, 이런 상황이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제이더블유(JW)매리엇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건 오래 전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선언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장을 해체하고 있다는 김 위원장의 말을 전하며 “우리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전쟁연습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수억달러를 군사훈련에 사용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발언 이후 그해 8월로 예정됐던 한-미 지휘소 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시작으로 해병대 연합훈련,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등이 줄줄이 중단 또는 연기됐다.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도 한반도에 전개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외교적 과정을 군사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올해 봄에는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과 지휘소 연습인 ‘키 리졸브’ 등 2개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이후 이들 훈련의 규모와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군사령관은 최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군사훈련의 필요성과 전략적 외교 사이에서 계속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훈련의 규모와 범위, 양,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독수리 훈련’의 경우 대대급 규모로 연중 실시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줄어든 만큼 미국의 전략자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키 리졸브’는 기간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두 훈련의 명칭을 기술적 표현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군은 올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의 첫 단계인 ‘최초작전운용능력’(IOC)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구급 지휘소 연습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로켓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거듭 밝혔다. 북한이 군사적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외세와의 합동 군사연습'과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 반입'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것이 ‘우리의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도 이를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미 비핵화 협상의 전제로 걸진 않았다.

유강문 선임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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