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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가 밝힌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유 “북한 모든 제재 해제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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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영변 해체 대가로 모든 재제 해제 요구”

트럼프, 기자회견에서 협상 결렬 이유 밝혀

그러나 ‘영변+α 요구’에 북한 ‘모든 제재해제’로 맞선 듯

북-미 모두 작은 것 내주고 큰 것을 얻으려다 실패

그러나 북한과의 추후 협상 여지는 열어놔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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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28일 하노이에서 이뤄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유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해체의 대가로) 모든 제재를 해제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틀에 걸친 이번 회담을 통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북한과 회담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하노이 제이더블유(JW)메리어트 호텔에서 북한과 협상을 중단한 직후 임한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제제 해제를 원했다. 전체 제재를 다 해제해 달라고 해서 우리는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회담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핵의 상징적 공간인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 “(영변 핵시설) 해체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다. 영변 핵시설 뿐 아니라 (다른 핵시설을 포함한 대한) 더 획기적인 비핵과 조처가 필요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 (모든 제재의 해제를 위해선) 북한이 추가적인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 간 미국의 북핵 협상을 주도해 온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면서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북한과 협상을 이어가겠다. 정말로 그동안 협상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 “협상을 중단한 것은 우리가 가진 하나의 옵션이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미는 북한이 취하는 비핵화 조처와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처를 둘러싸고 길고 지루한 협상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종료되기 전까지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 같은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동결 혹은 폐기 등의 조처를 취하는 대가로 미국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를 허용하고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이른바 ‘스몰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이어졌다.

그러나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해체의 대가로 모든 경제제재의 해제를 요구하는 ‘무리한 주장’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그보다는 미국이 영변 핵시설은 물론 다른 핵시설에 대한 비핵화 조처를 뜻하는 ‘빅딜 합의’를 시도했고, 북한이 이에 ‘모든 제제의 해제’란 요구로 맞섰다는 설명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미국은 비핵화 조처가 마무리 되기 전에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하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물론, 결렬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려면 추후 나올 북한 쪽 설명도 들어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협상의 뜻을 접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우리는 서로 좋아한다. 우리 사이엔 따뜻함이 있었다. 내 생각에 이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인간적 신뢰를 내세워 향후 협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협상이 결렬됐다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추가하거나 중단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하노이/김지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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