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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트럼프 마음은 콩 밭에?…코언 '폭로', 정치생명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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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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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몸은 하노이에…마음은 국내 정치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차 북ㆍ미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나타난 그의 심정이다. 표면적으로는 북한 비핵화의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며 한껏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자칫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와중에 그를 뒤흔들고 있는 것은 그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미 의회 청문회 증언이다. 코언은 27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성매매 입막음돈 제공ㆍ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등에 관한 사실을 폭로했다. 여기에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위해 추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도 하원의 취소 결의안 채택 등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ㆍ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코언은 이날 미 하원 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선 캠프의 러시아와의 유착 의혹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자신이 듣고 직접 경험한 일을 토대로 "의심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후원해 온 위키리크스의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 이메일 부정 사용 폭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코언은 "2016년 7월 대선 캠프의 참모 로저 스톤이 위키리크스의 줄리아 어산지와 접촉,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이메일을 대량 유포할 것이란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도 알고 있었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 후에 '멋질 것 같지 않냐'고 나에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코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러시아 모스크바의 부동산 사업을 통해 막대한 이득을 얻은 것도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매매 입막음용 돈 지급 의혹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심지어 코언이 증언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밝힌 "트럼프는 사기꾼(conman), 부정행위자(cheat)"라는 표현은 그대로 주요 언론들의 톱기사 제목으로 걸리며 하노이 정상회담 소식을 밀어내 버렸다. 미 CNN방송은 코언 발언에 집중하느라 이날 첫번째 정상회담 생중계를 놓치고 5분후 녹화 방송을 진행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같은 폭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불과 두시간 앞둔 상황에서 트위터를 통해 "코언은 다른 여러 변호사들 중의 한 명일 뿐이다. 다른 업무와 관련해 저지른 불법 행위로 기소된 것"이라며 자신을 방어하는데 정신을 쏟아야 했다. 이날 저역 김 위원장과의 친교 만찬 행사에서는 관련 질문을 봉쇄하기 위해 취재기자의 출입을 제한하려다 백악관 기자단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정치적 명운을 내걸고 추진한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도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 주도의 하원이 전날 취소 결의안을 처리해 상원으로 넘겼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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