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는 사각테이블 대신 옆에 앉아
2번째 만남으로 친밀해진 관계 ‘과시’
김정은 “아주 흥미로운 대화 나눴다”
트럼프 “내일 매우 바쁜 하루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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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의 ‘핵 담판’에 앞서 이뤄진 ‘친교 만찬’(Social dinner)에서는 원탁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붙어 앉는 모습이 연출됐다. 두 나라 정상이 함께 식사하는 것은 두번째인데, 지난번보다 배석자 수가 줄어들면서 좌석 배치가 훨씬 친밀해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7일 저녁 7시(현지시각)에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메트로폴 호텔)에서 1시간45분간의 친교 만찬을 했다. 28일 본회담을 하루 앞두고, ‘인사 및 환담→약식 단독회담→친교 만찬’으로 이어진 2시간여 일정의 하이라이트였다.
만찬은 작은 원탁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왼쪽과 오른쪽에 나란히 앉았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업무 오찬 땐 길고 커다란 직사각형 식탁에 양쪽이 마주 보고 앉은 것과 다른 배치다. 당시엔 긴 식탁에 흰색 꽃장식이 양쪽의 영역을 갈라놓는 듯 배치됐다면, 이번엔 가운데 꽃을 중심으로 양쪽 배석자들이 ‘도란도란’ 둘러앉은 것이다. 또 북·미 정상과 각각 2명씩의 배석자가 참석하는 ‘3+3’의 형식으로 이뤄져 지난 1차 회담 오찬(미국 7명+북한 8명 등 총 15명)보다 배석자 수가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함께 만찬장으로 걸어 들어오며 기자들에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냐”고 얘기를 건네기도 했다. 원탁에 나란히 앉은 두 정상은 만찬에 앞서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대화를 나눴다. 먼저 김 위원장이 기자들을 향해 “우리는 대단히 흥미로운 대화를 나눴다”며 운을 뗐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내일 매우매우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아주 경이로운(wonderful)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을 향해 “일이 잘 해결되길 기대한다”며 “우리의 관계는 대단히 특별한 관계”라고 강조했다.
260일 만에 이뤄진 두 정상의 만남은 오후 6시28분부터 시작됐다. 김 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10초 남짓 눈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좋은 결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힘겨루기’ 악수는 없었다. 두 정상은 얼굴에 미소를 띤 채 가볍게 서로의 팔을 다독이며 2차 정상회담까지 오는 과정에서 보여준 서로의 노력을 치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환한 미소를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오랜 여정에 지친 듯 얼굴이 다소 발갛게 상기돼 있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분홍색과 감색이 교차한 줄무늬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검은 인민복 차림이었다.
외교 관례상 두 정상이 나란히 서는 경우 오른쪽이 ‘상석’인데,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쪽에 섰다. 지난 싱가포르 1차 회담 때에는 김 위원장이 오른쪽에 섰다. 손을 맞잡은 두 정상 뒤로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각각 6개씩 엇갈려 모두 12개의 국기가 배경으로 세워졌다. 이 역시 싱가포르 1차 회담 때와 같지만, 배치 순서만 바꾼 것이다.
두 정상은 호텔에 도착한 지 8분 만인 6시28분 환담을 시작했고, 환담 장소에는 회담의 좋은 성과를 기원하듯 활짝 핀 흰색·분홍색·연보라색 장미꽃 화병이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그간 많은 진전을 이뤄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진전은 우리가 정말 좋은 관계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다시 악수를 나누며 그의 손등을 익살스럽게 한번 치기도 했다.
이정애 노현웅 정세라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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