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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트럼프보다 12시간 일찍 도착한 폼페이오…실무협상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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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각) 아침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보다는 약 12시간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행의 베트남 도착에 1시간 남짓 앞서 입성한 셈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동했던 행보와 달랐다.

24일(현지시각) 전용기편으로 베트남으로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아침 7시45분을 전후해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내렸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오후 6시30분께 팜 빈 민 베트남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한다고 공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 원’의 하노이 도착 시간은 밤 9시께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이 업무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먼저 움직인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하노이에서 진행돼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실무협상을 점검하고 북쪽과 정상회담 전 최종 의제 조율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북-미 협상에 밝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도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협의를 위해 먼저 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북한과 미국을 오가며 지난해부터 두 정상을 대리해 북-미 협상을 총괄해왔다.

김 부위원장을 직접 만나 협의하지 않더라도 폼페이오 장관은 비건 특별대표한테 지난 닷새 동안 진행된 협상 상황을 보고받고 이후 대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내용을 보고하는 것도 폼페이오 장관의 몫이다. 다만, 이날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제이더블유(JW)매리엇호텔로 이동했다고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이 하노이에 도착 뒤 트위터에 올린 글도 관심을 끈다. 그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관계 전환,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 약속에 대해 진전을 이뤄내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올렸다. 이는 싱가포르 회담 전날 날선 대북 메시지를 전했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검증가능한 비핵화(CVID)가 우리가 수용할 유일한 결과물”이라며 “비핵화할 때까지 대북 제재는 계속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순서대로 의제를 확인한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메시지는 한결 우호적으로, 지난달 말 비건 특별대표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공식화한 미국의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비핵화와 앞으로의 관계에 진전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하노이/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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