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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골다공증 혈액검사로 '골절 악순환' 고리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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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정윤석 교수
중앙일보

증상이 없어 ‘침묵의 병’이라 명명하는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줄고 질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는 질병이다. 이런 위협에 노출된 골다공증 환자가 국내 90만 명에 육박한다. 50대 이상 여성의 약 30%, 남성의 약 10%가 일생 중 골다공증 골절을 겪는다는 대한내분비학회의 통계가 있다.

골다공증 골절은 일생에 한 번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골다공증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진다. 첫 골다공증 골절 이후 추가 골절 위험은 3배가 된다. 두 번째 골절일 때는 5배, 세 번째 골절엔 7~9배로 추가 골절 위험은 갈수록 올라간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골절로 거동을 못 하면 욕창·폐색전증 등의 위험이 높아지고 지병 악화로 사망 위험마저 올라간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고관절 골절을 겪은 남성의 21.5%, 여성의 15.5%가 1년 내 사망한다. 골다공증은 골절 위험을 높이고, 골다공증 골절은 다발성 골절 위험과 함께 사망 위험까지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골다공증 치료를 통해 끊을 수 있다. 골다공증 골절 뒤에도 치료를 잘 받으면 추가 골절과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뼈의 감소 속도를 낮추는 골 흡수억제제, 뼈의 생성 속도를 높이는 골형성 촉진제 등 효과적인 골다공증 치료제가 현재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골다공증은 국내에서 치료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만성질환이다. 실제 고혈압·당뇨병보다 낮다. 치료가 필요한 골다공증 환자조차 제대로 치료받지 않는다. 골다공증 골절 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12개월 내에 치료를 중단한다. 골다공증은 치료해도 뚜렷하게 효과를 느낄 수 없어 고혈압·당뇨병보다 치료 지속 의지가 떨어지는 것이다.

골다공증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 상태에 맞는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골의 양뿐 아니라 질을 강화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강조되는 이유다. 그래서 골다공증 치료제 투약 전후로 골 형성, 골 흡수 상태를 비교해 약물 반응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골다공증 혈액검사의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골다공증 혈액검사는 골의 생성 및 파괴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골대사 지표를 혈액을 통해 검사하는 방법으로, 치료 반응을 약물 투여 3개월 뒤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검사가 P1NP 및 CTX 테스트다. P1NP 및 CTX 테스트는 골다공증 모니터링과 골절 위험도 예측을 위한 표준검사로 국제골다공증재단과 국제임상화학회가 권고하고 있다. 또한 골형성표지자인 P1NP와 골흡수표지자인 CTX 테스트는 건강보험이 적용될 만큼 그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자신의 뼈 상태에 맞는 골다공증 치료제를 찾아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골다공증 골절의 악순환을 막는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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