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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밀양주민 "대통령님, 도와주시겠다 약속하셨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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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박은숙 주민대표

대법원 유죄판결에 할머니들 땅을 치고 분노

양승태 대법원 박근혜에 일조한 사례로 '밀양 송전탑' 지목

문재인 대통령 밀양왔을 때 '죄송'…판결 달라질거라 기대

공동체도 붕괴…송전탑 전에는 한 식구들 처럼 살았지만

한전 돈으로 갈라치고, 공무원들도…주민들 서로 헐뜯는 분위기 조장

놀러온 손자에게 '저 할매한테는 인사 하지 마라'

시사포커스팀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박은숙 주민대표 (밀양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김효영>밀양송전탑 공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밀양주민들에게 최근에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죠. 요즘 밀양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요.
밀양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박은숙 주민대표 만나봅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대법원 유죄확정판결 난 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많이 기대를 했었는데...밀양 송전탑 사건이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일어난 일이잖아요. 그때 경찰이 하루에 3000명씩 동원돼서, 주민들 때려잡듯이 진압을 할 때 벌어진 일인데, 워낙 연세 높으신 분들에 대해서 가혹한 판결이 이어졌잖아요 계속. 특히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정부 국정운영에 일조한 사례로 밀양송전탑도 언급된 문건이 발견됐잖아요?

◇김효영> 네.

노컷뉴스

◆박은숙 주민대표> 이번에는 판결에 변화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유죄가 돼서 허탈하고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김효영> 기대가 컸던만큼 더 화가 난다는 말씀. 할머니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박은숙 주민대표> 할머니들도 늘 기대를 하셨는데, 안되니까 억울하고 분노하시는 거죠. 땅을 치고 분노하시는 거죠. 정말 기대했었는데 안 되니까...

◇김효영> 2014년 행정대집행 할 때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생생합니다.

◆박은숙 주민대표> 그 때만 생각하면 손 발이 떨리죠. 오그라들고.

노컷뉴스

◇김효영> 수 천 명의 경찰들이 움막을 치고 있는 할머니들을 들어냈던 그 장면.
그런 모진 상황을 겪은 할머니들은 양승태 사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사법부라서 뭔가 달라진 판결을 기대했군요.

◆박은숙 주민대표> 그렇죠,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에 밀양에 다녀가셨죠. 2014년도에 6.11 행정대집행 들어오기 며칠 전에 직접 오셨고, 그 때 김경수 경남도지사 다 함께 오셨거든요. 그 때 3군데 농성장을 돌면서 하루종일 주민들 이야기를 다 듣고 가셨는데 그 때 하셨던 말씀이 저희들 한테 '미안하다, 죄송하다' 이런 말씀 하시면서, '우리 주민들 한테 도움이 될 길을 찾아보겠다'고 그렇게 하셨는데 아직도 밀양 주민들 한테는 달라진게 없어서 답답합니다.

◇김효영> 주민들은 이 정부에 어떤 것을 기대했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힘없는 주민들한테 강압적으로 거의 뭐 힘으로 밀어붙이다시피 그렇게 공사를 진행했잖아요.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다녀가셨던 분이고 하니까 저희들 좀 많이 그런 쪽으로 좋게 좀 해결해주시지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전혀 그런게 보이지 않으니까 좀 많이 허탈하고 억울한 마음이 많이 올라오죠.

◇김효영> 국가인권위원회가 밀양에서 벌어졌던 경찰의 인권침해사례 조사 하지 않았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네 지금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현재 조사 중이고... 한전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한 것은 어찌되고 있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작년 2월에 감사원 공익 청구를 했거든요. 총 25건을 제기 했는데 감사원에서는 3건만 감사하겠다고 했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그 3건에 대한 감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고 곧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저희가 막무가내로 감사 해달라고 한게 아니거든요. 증거를 충분히 갖춰가지고, 한전이 주민들 회유하거나 속인 증거를 가지고 감사를 제기 했는데 '불법으로 보기 어렵다', '감사 사유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부분 기각해서 너무 뼈아프고 안타깝습니다.
밀양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이런식으로 교묘하게 거짓말 하거나 주민들 회유하고 하는게 분명한데도 감사원에서는 이런 나쁜 짓을 파헤칠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네요.

◇김효영> 한전이 주민들을 상대로 돈으로 회유하거나 거짓말하거나 했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아유 그럼요. 뭐 언제까지 안 받아가면 못 받아간다는 둥, 솔직히 촌에 계시는 분들 불안하잖아요. 언제까지 안 받아가면 이 돈 다 떠내려 가니까 이 돈 받아가라 이런식으로 하고..

◇김효영> 그래서 한전의 돈을 받으신 분도 있고, 또 받지 않으신 분들 계신거죠?

◆박은숙 주민대표> 그렇죠, 네.

◇김효영> 그래서 돈을 받은 주민과 받지 않은 주민들간에 갈들이 엄청나게 크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아직도 서로 그렇게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네. 송전탑 들어오기 전에는 한 식구들처럼 살았거든요. 그런데 한전에서 반대측 하고 찬성 측하고 약간 돈을 가지고 좀 많이 사람들을... 사람이 참 그런 것 같아요. 돈이 개입이 되니까 다들 사람들이 조금 이상해 지시더라구요. 한전도 그렇고, 공무원들도 그랬고 경찰들도 그랬고, 좀 많이 주민들을 회유 시키고 어떨 때는 겁도 주고, 이런 식으로 해서 그런 것들이 사람들이 다 불안해하고 서로를 헐뜯게 하고 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것 같더라구요.

◇김효영> 공동체가 무너졌습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그럼요 무너졌지, 진짜로.
서로 얼굴 안 보고. 심지어는 도시에 있는 손자가 놀러 오잖아요? 그러면 이제 인사를 하잖아요. 그런데 찬반 나눠진 주민들이 '저 할매한테 인사 하지마라' 이런 식으로 까지. 그런데 그 할머니는 얼마나 그게 가슴 아픕니까? 그런 일들이. 진짜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잖아요?

◇김효영> 그럼요. 안되는 일이죠.
그런데, 일부에서 '그렇게 정부정책에 반발하는 이유, 보상금 많이 받으려고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씀도 많이 들으셨죠?

◆박은숙 주민대표> 네, 많이 들었죠. 진짜 주위분들 한테도 그런 말 좀 많이 들었었죠. 그건 진짜 상처였습니다.

◇김효영> 상처였다. 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혹시 뜨거운 불에 손을 데여보신 적 있습니까? 데여 본 사람과 불에 손을 넣으면 뜨겁다라고 글로만, 말로만 들은 사람하고 차이점이라고 저는 생각 하거든요. 직접 당해본 사람의 심정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 안 되죠. 차리리 위로의 말을 해준다거나 그게 먼저가 아니겠습니까?

◇김효영> 평생을 일궈 온 논과 밭, 얼마 되지 않지만 전재산이나 다름없고, 그래서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그 땅이, 고압 송전 선로가 들어서서 그야말로 헐값이 되어버렸고, 건강도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되는데. 그걸 보상금 좀 더 받으려고 반대한다고 몰아 갈 수 있느냐?

◆박은숙 주민대표> 네. 저도 애들 때문에, 더 이렇게 완강하게 버티면서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많죠.

◇김효영> 자제분들에게 터전을 물려주고 싶었다는 말씀입니까?

◆박은숙 주민대표> 그럼요, 저희도 진짜 도시 살다가 다 시골로 들어왔거든요. 그 당시에는 돈 있는거 다 처분하고 여기서 평생 살려고 들어 온 거잖아요.

◇김효영> 귀농을 하셨군요.

◆박은숙 주민대표> 네, 그런데 이제 거의 20년 가까이 여기서 살면서 애정이 다 이렇게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김효영> 알겠습니다. 밀양주민들이 지금 단계에서 바라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요?

◆박은숙 주민대표> 진상조사죠. 진상조사 하고 공식 사과, 그리고 저희 같은 제2의 밀양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법과 제도는 좀 고치고, 진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에 왔다 가셨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모든게 이루어졌으면 좋지 않을까 하고 저희 계속 버티고, 요구하고 싸워나갈 겁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저희도 잊지 않고 지켜보겠습니다.

◆박은숙 주민대표> 네 감사합니다.

◇김효영> 지금까지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박은숙 주민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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