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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포항대도교회, 110여 년 전 선교사의 빚을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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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오지마을, 타칠렉 호이딘담교회 이야기

유상원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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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대도교회 단기선교팀은 2월 14일 미얀마 타칠렉 호이딘담교회를 방문했다. (사진=포항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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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포항대도교회(담임목사 임정수)는 115년 전인 지난 1904년 미국 연합장로교회 소속이었던 맹의와(Mcfarland, Edwin Frost) 선교사가 대구 계성학교 학생 전도대와 함께 포항 대도동에 와서 전도한 뒤 세워진 교회다.

포항지역에는 구한말 민족의 개화기에 발 맞춰 1901년부터 세워진 가운데, 당시 영일군[괴동교회(現포항대송교회 1901년), 성법교회 1903년]과 근린지역을 제외하면 포항 도심지역의 교회는 포항대도교회가 시초인 셈이다.

선교사의 헌신으로 세워진 포항대도교회는 그동안 2001년 아프리카 브룬디 선교사 파송을 시작으로 멕시코와 필리핀, 네팔 등을 대상으로 협력선교에 나섰으며, 지난 2015년 이국찬 선교사를 주파송선교사로 확정한 뒤 미얀마 타칠렉(Tachileik) 호이딘담교회를 건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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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딘담교회는 2015년 12월 새로운 예배당 완공과 함께 헌당예배를 드렸다. (사진=포항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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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미얀마는 루악강을 사이에 두고 나뉘어졌다. 태국 북부 메사이 출입국사무소를 지나 교량을 건너 미얀마 타질아익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지나면 미얀마의 국경도시이자 경제특구인 타칠렉을 만날 수 있고 차량으로 30여 분을 더 이동하면 고산족 출신의 소수민족인 아카족마을에 다다르게 된다.

포항대도교회가 오지마을인 미얀마 아카족마을의 호이딘담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이국찬 선교사의 도움 덕분이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카족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고 있는 이국찬 선교사는 아카족 출신의 동역자인 싸맛 전도사를 통해 미얀마 타칠렉 인근에 아카족 마을이 있으며, 어려움 속에서도 주민들이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계를 맺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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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8일 드려진 호이딘담교회 입당예배에 참석한 포항대도교회 임정수 목사(우측 네번째)와 단기선교팀 (사진=포항대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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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족은 원래 티베트 고원에 사는 부족이었으나, 중국 남부 연안성 지역을 거쳐 현재는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에서 부족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유지하며 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포항대도교회는 파송선교사 결정을 앞둔 2015년 6월, 당시 파송선교사 후보였던 이국찬 선교사의 선교사역을 확인하기 위해 태국을 방문한 뒤 호이딘담교회를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다.

당시 호이딘담교회는 허물어져가는 작은 예배당에서 100여명의 아카족 성도들이 예배를 드리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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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딘담교회 부설 유치원을 방문한 이국찬 선교사와 포항대도교회 단기선교팀 (사진=포항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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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대도교회 임정수 담임목사는 "아이들까지 100명 정도 아카족 주민들이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정말 사랑하신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곳에 함께 갔던 장로님들에게도 같은 마음을 주셔서 새로운 예배당을 짓자고 결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마침 호이딘담교회도 예배당 재건축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200만 원이라는 재정을 모았다는 간절한 이야기를 들은 뒤 건축을 위한 포항대도교회의 협력은 힘을 얻게 됐다.

태국과 미얀마 방문이후 포항대도교회는 2015년 7월 이국찬 선교사를 주파송 선교사로 결정하고, 첫 사역으로 미얀마 호이딘담교회를 새로 지어주기로 결정한 뒤 건축헌금을 작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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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딘담교회 새예배당 헌당예배 전경 (사진=포항대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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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포항대도교회 성도들은 생면부지의 미얀마 아카족의 교회건축을 위해 작정 2주 만에 3000만원을 헌금하며, 100여 년 전 선교사를 통해 받은 거룩한 빚을 한마음으로 갚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포항대도교회는 첫 번째 태국 단기선교를 통해 치앙라이 도이메살롱 에꼬마을의 우물 수도관을 교체하는 등 아카족 지원에 나선 이국찬 선교사를 적극 후원하고 있다.

건축을 위한 재정 문제가 해결된 뒤 호이딘담교회와 이국찬 선교사는 그해 9월부터 새로운 예배당을 짓기 시작하고, 석 달 후인 12월 완공과 함께 헌당예배를 드렸다.

현지에서 건축자재를 마련해야하는 어려움과 두 나라 국경을 통과해야 하는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이국찬 선교사는 교회를 건축하는 3~4개월 동안 태국 치앙마이에서 미얀마 타칠렉까지 300여 km, 자동차로 5시간이 넘는 거리를 격주로 왕복하는 열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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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딘담교회 헌당예배 기념현판 (사진=포항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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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수고와 헌신, 그리고 중보기도와 후원 덕분에 호이딘담교회는 새 예배당을 건축한 뒤 현재는 2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가 됐고, 옛 예배당은 교육관으로 사용하며, 30여명 어린 아이들이 교회 부설 어린이집에서 신앙교육을 받으며 건강하게 양육되고 있다.

이국찬 선교사는 "타칠렉이 사역지인 태국 치앙마이에서 워낙 멀어 자주 방문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하지만 때마다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포항대도교회와 함께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호이딘담교회의 비전은 아카선교센터(Akha Mission Center)의 역할을 감당하며, 미얀마와 라오스에 흩어져있는 아카족들이 올바른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신학교를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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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대도교회 단기선교팀이 새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있다. (사진=포항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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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여 년 전 포항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

선교사와 믿음의 선조들의 헌신으로 뿌려진 전도의 씨앗이 지역교회는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 초석이 됐던 것처럼, 미얀마 아카족과 호이딘담교회를 향한 포항대도교회와 이국찬 선교사의 사랑은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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