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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단독] 빅데이터 "지성피부엔 이 제품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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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 오픈한 뷰티편집숍 `온앤더뷰티` 매장.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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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4시께. 외국인 네 명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지하 1층을 찾았다. 이들은 미국의 대표적 백화점 '노드스트롬' 뉴욕점 임직원들로 이날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롯데백화점의 '온앤더뷰티' '온앤더리빙' 매장부터 방문했다.

크리스 원래스 노드스트롬 뉴욕지점장은 온·오프라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매장 시스템에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 그는 "고객들이 언제나 매장에 들어와 어떤 게 제일 잘나갈지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잘 짚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매장에 온 고객의 몇 % 정도가 기기를 사용하는지' '샤넬, 디올 등 명품 화장품도 매장에 있는지' 등 구체적인 질문도 던졌다.

노드스트롬은 앞으로 뉴욕에 7층짜리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출점할 것을 계획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벤치마킹에 나섰다. 미국 내에서도 오프라인 점포의 디지털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해 온 만큼 새로운 점포 역시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옴니채널'에 방점을 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드스트롬은 이 계획의 시장조사 차원에서 온앤더뷰티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찾은 온앤더뷰티는 롯데백화점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옴니매장의 두 번째 결실이다. 화사한 로즈골드빛 외관에 136평(약 450㎡) 규모를 자랑하는 뷰티 편집숍으로 지난해 12월 중순 오픈했다.

매장 시스템은 화장품을 고르다 문득 드는 고민들을 해결해 주는 데 최적화돼 있다. 실시간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매장 및 온라인 인기 상품을 함께 추천하고 구매할 수 있게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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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민감성 피부에 맞는 크림을 찾는 기자에게 '서치온' 기능이 탑재된 디지털 사이니지는 피부 타입에 맞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을 추천했다. 매장에서 상품을 찾아 '터치온' 기능이 탑재된 기기에 올려놓으니 다른 소비자들의 사용 후기와 유해성분 등 정보가 스크린으로 상세하게 안내됐다. 여전히 구매가 망설여지거나 제품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고민이 된다면 '캐치온' 버튼을 눌러 전문가에게 1대1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등드름(등에 나는 여드름) 해결' '모 연예인이 사용했던 화장품' 등 정형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여러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매장 내 데이터베이스가 주요 키워드로 인식해 관련 제품을 2주 뒤 매장에 입고한다.

잠실점 10층에 위치한 가전제품 편집숍 '온앤더리빙' 역시 온·오프라인상 고객 경험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뒀다.

지난해 9월 말 문을 연 온앤더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재고가 전혀 없는 이 매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예산·사이즈·분위기에 맞춰 가전을 추천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집 평면도를 연계된 웹사이트에서 불러내 가상으로 배치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초부터 옴니채널 개발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차세대 점포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올해 안에 패션 편집숍 '온앤더스타일'도 서울시내 주요 점포에 출범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이 같은 전략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디지털 전환'과도 궤를 같이한다. 수많은 고객의 경험을 통합해 새로운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역량이 핵심적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사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신기술을 기반으로 사업구조에 적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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