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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문정인 "두 지도자 모두 체면 때문에 성과내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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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군부, 미국은 트럼프 재선 의식해 성과 낼 것"

"북한, 아주 빠른 시일 내에 (핵) 폐기할 의사 있는 듯"

방위비 매년 인상되면 "'주한미군 필요한가' 나올 수 있어"

중앙일보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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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연세대 석좌교수)은 20일(현지시간) “북ㆍ미 지도자가 모두 체면 때문에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를 낼 것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듀크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구체적인 성과가 없으면 군부에 할 말이 없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하기 위해선 외교적으로 하나의 성과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세계 각국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가운데 (트럼프에게 있어) 북한은 유일한 희망"이라며 "하노이에서 성과를 내면 얘기가 달라지는 것이며 이런 점이 나로선 이번 회담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 복합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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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므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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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 약속을 말로만 외치고 지키지 않았던 것에 대해선 "북한이 여러 차례 그런 식으로 행동해온 것은 맞지만 내가 알기론 이번에는 매우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고, 빠른 시일 내에 폐기할 의사가 있는 듯하다"며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못 내면 미국과 북한 모두 국내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하노이에선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수상 후보자로 추천한 주체에 대한 질문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노벨상을 받고, 한반도에는 평화가 오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상 위원회에 후보로 추천한 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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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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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문 특보는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정세 변화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잘 인지하고 있느냐"는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정치학과)의 질문에 "(문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 한국 정부로선 북핵 문제 해결과 한·미 동맹을 함께 끌고 가야 하는 근본적인 딜레마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특보는 "지난해 내가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 후엔 주한미군이 주둔의 정당성을 찾기 힘들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뒤 논란이 됐을 때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화를 걸어와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면서 "그 내용은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은 한·미 동맹의 위상과 주한미군 주둔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5년마다 방위비 분담 협상을 해왔는데 트럼프 정부는 매년 인상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는 '주한 미군이 진짜 필요한가'라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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