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82년생 김지영 읽고 눈물 쏟았다"
이재갑 "지방 정부에 근로감독관 못 줘"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상상캔버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직장맘의 일생활 균형을 위한 직장맘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2019.2.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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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 참석한 직장맘들은 육아휴직 신청을 했더니 권고 사직을 당하고, 재취업을 하려 해도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불가능해지는 등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저출생을 이야기 안하고 복지를 이야기 할 수 있나. 이분들이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시장은 "직장맘 상담센터에 티슈가 쌓여있더라. 눈물없이 이야기할 수가 없어서다. 삶의 투쟁으로 봐야한다. 법령·행정·예산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절박한 상황을 모르고 출산,복지문제 해결하겠다면 어불성설이다. 법률과 현실은 멀리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갑 장관을 향해 "근로감독권을 서울시에도 달라.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고용부에서 안준다. 서울시가 '노동 옴부즈만제도'를 만들어 고발은 하는데 권한이 없다. 조사할 수도 없다. 이름 있는 대기업도 노동법을 위반한다.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 지방 정부를 활용해달라"라고 요청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상상캔버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직장맘의 일생활 균형을 위한 직장맘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 나누고 있다. 2019.2.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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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계속해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이 모든 여성의 공감을 사고 있는데, 그 김지영 씨의 운명이 모든 직장여성의 운명이다. 애를 키우며 직장에 다니는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서울시가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라고 언급했다.
박 시장의 요청에 이 장관은 "지방 정부에 근로감독권을 달라는 건 어렵다. 국제노동기구(ILO) 근로감독관 협약이 있는데 여기에 따라 근로감독관에게 사법경찰권이 부여된다. 그래서 중앙 정부 단일감독체제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라며 에둘러 거부했다. 이 장관은 다만 "지방 정부와의 협력체계 갖추는건 중요하다. 상담하다보면 노동법 위반사례들이 나온다. 이런 사례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태호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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