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초기에 호르몬 치료하면 사망률 13% 낮아져

폐경은 초기에 치료하는 게 사망률을 줄이는 등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폐경 초기 여성에서 호르몬 치료(폐경호르몬요법)를 하면 사망률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병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골대사학회 회장)는 배종면 제주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와 함께 60세 미만 초기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전체 사망률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는 대한폐경학회지(JMM) 최근호에 실렸다.

폐경호르몬요법은 대부분 갱년기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폐경 초기에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호르몬 치료로 삶의 질이 향상되지만 일부에서 부작용으로 유방암이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12월 미국질병예방태스크포스(USPSTF)는 호르몬 치료는 위험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이득이 없으므로 노화와 관계된 중요 만성질환(관상동맥질환, 골절, 치매)의 1차 예방을 위해 “폐경호르몬요법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D등급을 부여해 파문은 더 확산됐다. 그러나 50세에서 59세 사이 여성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없어 연구가 더 필요한 상태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폐경호르몬요법이 비교적 젊은 폐경 환자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망률 감소만큼 확실한 치료효과도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초기 폐경 여성에 대한 폐경호르몬 치료효과를 장기간 추적하여 밝힌 임상시험 4개를 토대로 전체 사망률에 대한 효과를 조사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2개와 관상동맥질환 등 만성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2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60세 미만 건강한 폐경 여성이 페경호르몬요법을 받았을 때 전체 사망률은 13% 의미있게 줄어들었다. 환자도 16% 감소하는 건강인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두 그룹을 합해 분석한 결과, 전체 사망률은 유의하게 13% 감소했다. 또한 병합요법(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보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에서 효과가 확실했다.

폐경호르몬요법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는 치료할 때 더욱 뚜렷했다. 이 기간의 전체 사망률은 두 그룹 모두 합해서 분석했을 때 41% 감소했다.

윤병구 교수는 “폐경호르몬요법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와 걱정으로 치료를 미뤄선 안 된다”며 “각종 갱년기 장애가 개선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망률도 낮출 수 있는 만큼 전문의와 진료해 적극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윤병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