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해질 발을 위해-받들어 모시자 발

발이 창피하다. 무좀의 흔적, 뒤틀린 발가락, 부서진 발톱! 이 모든 게 사용자 즉 인간의 만행에 의한 결과물이다. 발이 망가진 이유는 관리를 제대로 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째, 깨끗이 씻지 않았고, 둘째, 바짝 말리지 않았으며, 셋째, 희생을 보상하지 않았고, 넷째, 예뻐하지 않았다. 세상에 발보다 더 당신을 위풍당당하고 우아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가 있을까?

발의 불행은 구부리는 걸 싫어하는 인간의 직립 습성에서 시작되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발바닥까지 섬세하게 닦아주는 일은 쉽지 않다. 발바닥을 깨끗이 씻어주기 위해서는 각질 제거 도구를 들고 주저 앉거나 외다리 자세로 발바닥을 허리까지 올려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발바닥은 얼굴 씻어주는 것만큼 꼼꼼하게 문대지 못하곤 한다. 물론 필자도 그렇다.

몸을 씻는다는 것과 몸에 물을 뿌려준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하루 종일 밖에서 지내다 집으로 돌아와 씻는다는 것은, 사실은 전신을 마사지 해준다는 뜻이다. 특히 발바닥 마사지는 더더욱 절실하다. 발바닥은 우리 몸을 세워주고 지탱해 주는 기초이다. 체중 전체를 240㎜에서 280㎜의 발판이 지탱하고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게다가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신발을 신고 하루 종일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한 면도 있다. 따라서 발바닥은 매일, 얼굴 세수하는 것보다 더 정성껏 보살펴줘야 한다.

발을 씻는 방식도 문지르고, 비누칠하고, 어내는 정도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발 체온을 올려주고, 발 피부도 조금 불려준 뒤 부드러운 수건으로 각질을 벗겨낸다. 그래도 벗겨지지 않을 경우 각질 제거 도구를 이용, 피부에 부담이 되지 않는 정도로 문질러 벗겨줘야 한다. 각질을 벗겨준 뒤에도 맨 손, 또는 거품을 낸 손을 이용, 발뒤꿈치, 발등, 발가락 사이, 발바닥을 탄력적으로 마사지 해주는 게 좋다. 발가락을 포함한 발바닥은 우리 신체의 직접적인 반사구 역할을 한다. 우리 몸 어느 한 구석 서로 이어지지 않은 곳이 없지만, 발바닥은 특히 모든 내장과, 뇌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서 각별한 마사지가 필요한 것이다. 엄지발가락만 해도 뇌, 코, 전두동과 연결되어 있다. 씻을 때 살짝 힘을 줘 마사지 해주면 뇌가 좋아하는 것이다. 기타 발가락들도 눈, 귀, 목과 관련되어 있다.

발을 씻은 후 바짝 말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루 종일 신발과 양말에 갇혀 산 발에는 세균이 잠복할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발을 씻고 나면 바짝 마른 수건을 이용, 구석구석 모든 습기를 제거해 줘야 한다.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발마사지숍에도 간혹 가 주는 게 좋다. 발바닥은 물론 전신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취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발 전용 크림을 매일 발라주는 것도 필요하다. 발은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 될 수가 있다. 그래서 집에 있을 때만이라도 관리 차원의 씻기와 마사지, 그리고 보습제를 듬뿍 발라 촉촉하게 해 주는 게 좋다.

궁극적으로 발을 예쁘게 가꿔줄 필요가 있다. 여자들이 발톱에 네일아트를 하는 걸 보고 혀를 차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남자들도 네일아트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발 전체를 곱고 예쁘게, 어디다 내 놓아도 조금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로 가꿔줘야 한다. 발이 건강해야 온몸이 건강하기 때문이고, 발이 망가지면 일단 직립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미 망가진 상태라고? 그렇다면 피부과, 피부관리숍 등 전문가 도움을 받아 먼저 원상 회복 시켜준 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예쁜 발을 만들어 내면 된다. 2019년 미션을 발을 받들어 모실 것을 강하게 주장한다. 발을 받들어 모시자.

[글 소요유(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7호 (19.02.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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