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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비건 협상떠난 날, 트럼프 또 "속도조절"…목표 하향? 연막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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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the300][the300] 트럼프 "서두르지 않을 것, 시간표 없다"...비핵화 기대치 낮췄나, 北압박 협상전략 분석도

머니투데이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우주군 창설 방안을 담은 '우주 정책 지시 4호' 서명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긴급한 시간표를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에서 핵실험이 없는 한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희망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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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서두르지 않는다.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As long as there is no testing, I’m in no rush. I have no pressing time schedule)".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목표는 궁극적인 비핵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많은 것들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속도조절론'을 또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 15일 "우리는 단지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는 발언의 연장선이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27~28일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했다. 북미 의제 협상과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스몰딜'과 '장기전'을 암시하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배경을 두고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워싱턴 외교가 등 미 조야의 '비핵화 회의론'을 고려해 기대치를 낮추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반(反) 트럼프 진영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1차 정상회담처럼 리얼리티 쇼로 끝날 것"이란 비관이 팽배하다.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기대치를 낮춘 후 '깜짝 빅딜'을 내놓으려는 연막술일 수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하는 '톱-다운 방식'이다. 협상에 능하고 승부사적 기질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예기치 못한 '딜(거래)'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핵담판'을 앞두고 시간에 쫓겨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당시 의제에 앞서 회담 날짜 등 일정을 먼저 합의해 김 위원장의 노림수에 말려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내 정치 지형에서 위기에 몰려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2차 회담에선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접근법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북한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북미 간 이견과 협상의 어려움을 고려한 '현실론'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포기하기 바란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재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속도조절론을 꺼내든 건 2차 정상회담에서 당장 합의 가능한 구체적인 비핵화 목표치를 낮춘 것으로도 분석이 가능하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나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제재 문제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제제완화' 발언이 나오긴 했으나 북미간 간극은 여전히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두를 것 없다. 제재들은 유지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하노이로 출발한 비건 대북대표는 도착 후 현지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만나 비핵화-상응조치의 핵심 의제와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에 나선다.

오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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