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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 아베에 “부끄럽다” “추종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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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들 “진심이냐, 농담 아니냐” 꼬집어

야당 “대미 추종 안 하면 총리 못하나” 비판

마이니치 “트럼프가 지난해 여름 추천 타진”

북-미 회담 회의적 여론 등이 부정적 평가 배경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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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몰래’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과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고 여당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아베 총리, 농담이죠’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비위만 맞추지 말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구체적 진전이 있도록 뒷받침하라”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대미 추종이 지나치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아베 총리는 진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전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가와 준야 의원은 미-러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와 이란 핵협정 탈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적하면서 “어느 하나를 봐도 (노벨평화상) 추천은 있을 수 없다. 일본 국가 차원에서도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렇게까지 대미 추종을 하지 않고는 총리를 할 수 없단 말이냐”고 따졌다. <지지통신>은 자민당의 전직 각료가 “국제사회가 일본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고려하지 않았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아베 총리에게 전화해 추천을 부탁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당시 여름휴가로 야마나시현 별장에서 있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하려고 저녁에 도쿄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미사일이 일본 상공에 날아왔느냐”며 노벨평화상 추천을 타진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노벨위원회는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방침에 따라 (추천 여부에 대한) 발언을 피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일본 여론이 싸늘한 이유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 여론, 일본 정부가 추천 사실을 숨겨왔다는 점이다. <마이니치신문> 사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미사일이 날아오지 않는다. 일본 국민은 안심하게 됐다. 내 덕이다’라고 말했는데, 일본 국민은 진정으로 안심하게 됐는가”라며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서 일본에 위협이 되는 핵무기와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는 명기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은 북-미 정상회담 뒤에도 북한의 위협은 변하지 않았다며 F35 전투기 105대를 추가 구입하는 등 위기감을 부추겨놓고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긴장이 완화됐다고 감사해했다. 자신의 편의대로 둘러대는 것이 지나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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