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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창원시 간부 공무원 부하 직원에 막말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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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공무원 지난 13일부터 출근 않고 정신과 치료 받아

창원시 20일 인사위원회 열고 직위해제 예정

【창원=뉴시스】강경국 기자 = 경남 창원시청 간부 공무원이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아 피해 공무원이 수일째 병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창원시지부 홈페이지에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시청 도시개발사업소장의 폭언으로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해당 소장은 저를 호출할 때 '어이, 니 이리와봐라', 보고자료와 회의자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끼, 저 ○끼, 일마, 절마'부터 시작하면서 말을 하고, 기분이 나쁘면 '이 ○끼, 빰때기를 때리삘라' 등 이런 말들을 부임한 날 이후부터 매일, 하루에도 여러차례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 아이의 아빠라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망가지는 영혼을 부여잡고, 매일 아침 7시30분에 출근해서 일을 해내려고 발버둥치면서 하루하루를 살았다"며 "지난 13일 하루종일 끙끙대며 소관 과로부터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해 다음주 간부회의 자료와 1분기 브리핑 자료를 검토 받기 위해 소장실에 들어갔다가 공무원 생활 27년 동안 한번도 당하지 않은 치욕과 인격말살을 제 딸보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여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말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정말 죽고 싶었다"며 "지난 13일 조퇴를 내고, 그 뒤로 현재까지 병가 2일, 연가 1일을 사용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정신과 처방약 없이는 억울한 마음이 끓어 올라 잠도 자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상관이 폭언과 인격말살을 해도 좋다는 권한은 누가 부여했나"고 토로했다.

또 "이 일이 있은 후 주위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소장은 저를 계장이라고 호칭한 적도 없다가 "'○ 계장, 대화로 해결하자'고 전화를 하고, 메시지를 보내고, 사업소 과장들을 대동해 사생활이 보호돼야 하는 저의 집을 수차례 무단 방문해 문을 두드렸다"며 "소장 주변 인사들이 수십 통의 회유 전화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4일 동안 가족들이 불안해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지어 제 아내에게도 그런 말들을 한 인사들이 있다"며 "회유의 전화와 메시지 대부분은 5급 이상 간부 공무원이었으며 몇몇 6급 이하 동료직원만 저에게 '용기를 내시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장 스스로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자신사퇴하는 용단을 기다렸다"며 "그러나 소장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영혼 없는 사과문을 게재한 것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껴 밤을 새워가며 반박문을 적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적은 글은 단 1%의 거짓이 없다. 세상에 이런 간부 공무원도 있다고 아실 수 있도록 공직으로 봉사하게 하신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취재를 원하면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해당 소장은 지난 18일 노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 소장은 "금번 우리 사업소 내에서 저와 직원과의 마찰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해 소장으로 임명 받았다. 그런데 행정직으로서 사업 부서는 생소한 업무이고, 소장이라는 직책의 책임감이 더해지면서 의욕이 앞서다 보니 그것이 과욕이 되고 직원과의 마찰까지 발생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저의 성격이 직설적이다 보니 직원의 본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처가 되는 말까지 사용하게 됐다"며 "저의 행동이나 직설적인 말투가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점, 피해 직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사죄와 위로의 말을 드린다 해도 저로 인해 고통과 상처를 받은 직원의 마음이 쉽게 치유되지 않겠지만 이번을 계기로 얼마 남지 않은 공직생활에서 업무나 개인 행동을 할 때 타인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약속을 반드시 지켜서 다시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창원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사위원회를 오는 20일 오전 열고 해당 소장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을 결정한 후 감사관실을 통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kg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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