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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최고령(80세) 졸업자 김춘자씨, "엄마가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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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최고령 졸업생 김춘자씨와 가족들의 졸업기념사진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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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국제뉴스) 김용혁 기자 = 한 끼 밥조차 먹기 힘들었던 시절에 태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던 탓에 한글을 모르고 평생 살 수 밖에 없었던 47명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사각모를 쓰고 졸업장을 받았다.

15일,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에서는 초등학력인정 졸업장 수여식이 있었다.

이날 최고령 졸업자 김춘자(80세) 학습자는 무안군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에 다니며 글을 익힌 보람의 결실을 맺었다. 농촌의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슬하에 1남 5녀를 모두 전남대학교와 목포대학교에 보낼 만큼 공부에 대한 열성이 남달랐다.

"내가 못 배웠으니 나처럼 살지 말아라"

평생 가슴에 맺힌 공부에 대한 한을 자식들만은 가지지 않길 원해서 억척같이 일하며 공부시켰다.

김 씨는 평생교육원에 들어온 지 6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같은 마을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있어 "나잠 데려가소" 부탁했지만 목포에 있다는 말뿐이어서 한두 달여 목포에 나와 목포 남초등학교 근처에서 어른들이 공부하는 학교를 찾아 다녔다. 그래도 찾을 수 없었다. 하루는 딸에게 "나 학교에 가고 싶은데 학교를 못 찾겠다"하니 딸이 그 자리에서 핸드폰으로 찾아 주어 입학했다.

배우기 전에는 더듬더듬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뜻도 모르고 쓰는 것도 모르고 받침도 몰랐는데 하다 보니 이제는 훨씬 수월하다. 남들 3년이면 졸업할 것을 6년이 걸린 것은 중간에 개인 사정이 있어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가, 다시 시작하고 또 다시 시작해서 이날 졸업을 했다.

엄마의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온 네 딸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엄마의 배움의 길을 지켜보면서 너무나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어요. 목포에 이런 학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어른들이 공부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 초등과정은 3월 6일, 2019학년도 새로운 입학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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