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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아베, 노벨상 추천 “사실이 아니란 건 아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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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추궁에 이중부정으로 에둘러 인정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 11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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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추천 여부에 대해 “사실이 아니란 말은 아니다”며 사실상 추천 사실을 인정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으로 추천했는지 여부를 묻는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국민민주당 대표의 질문에 이중 부정의 표현을 써가며 사실을 인정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앞서 “노벨상위원회는 평화상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는다”며 “이러한 방침에 따라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며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수 차례 이어진 질문에 모호한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해 과단성 있게 대응했고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도 했다”며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에 대한 내 생각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해 주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난해 남북ㆍ북미 대화 국면에서도 국내적으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부각시켜며 대북 강경론을 주장했다. 국내 정치에 대북 안보 위협을 끊임없이 활용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일본 국민들이 안심하게 됐다”며 노벨상 후보로 추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던 중 느닷없이 아베 총리가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공개했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혼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었다. 일본 언론들은 전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 아베 총리가 미국 정부로부터 비공식 의뢰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으며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추천장 사본을 보여준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일본 영공으로 (북한의) 미사일이 지나갔고 경보가 발령됐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으로) 이제 일본인들은 안전하다고 느낀다”며 “내가 그걸 했다”고 강조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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