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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종이에서 카드로…"우리 강아지도 주민등록증 발급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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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형태' 동물등록증 인기…"미흡한 동물등록제 해결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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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 경기 용인시에 사는 직장인 이주호씨(가명)는 얼마 전 분양받은 포메라니안 종 강아지 포포의 '가족등록증'을 발급받았다. 등록증에는 포포의 이름과 생일, 주소, 견종, 중성화여부, 특징 등과 이씨의 연락처가 기재됐다.

최근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반려동물 주민등록증'인 카드 형태로 제작된 동물등록증을 발급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사람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크기에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한 등록증을 동물등록을 마친 견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의무화된 동물등록제 시행 이후 일부 지자체가 카드형 등록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시, 전북 전주시, 경기 고양시, 수원시, 김포시, 강원 춘천시, 부산시 등이 시행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는 2017년 12월 전국 최초로 '반려가족 등록증'을 발급하기도 했다.

아직 종이출력물, 또는 PDF 파일로 동물등록증을 발급하는 곳들도 카드형 동물등록증을 발급할 계획이다. 부산 북구는 2월부터 카드형태의 동물등록증을 발급하기 시작했고, 경기 구리시도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3월중 200만원을 들여 카드형 동물등록증 발급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동물보호법상 등록대상동물이 아닌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의 경우 비공식 등록증 제작을 사설 디자인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 등록증 디자인을 하거나 여권 등 다양한 형태로 등록증을 제작한다. 실제 주민등록증과 똑같이 디자인해 지갑 속에 넣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해 고양이 동물등록 시범사업에 참여한 경우 개와 같은 등록증을 발급받은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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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반려가족등록증.(용인시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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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카드형 동물등록증 인기를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자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말을 종합하면 '내 아이의 예쁜 모습을 자랑하기 위해' 등록증을 발급받는 경우가 많다.

한 견주는 "반려동물이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등록증을 발급받고 싶었다"며 "지갑 속에 넣어두고 보여줄 때마다 진짜 내 아이 같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2008년 시범추진, 2014년 의무화된 동물등록제가 아직도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49.8%에 달했다. 그 이유로 '필요성을 못 느껴서'와 '알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각각 49.7%, 31.4%로 조사됐다. 동물등록제에 따르면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 모두 지자체에 동물등록을 해야 하고, 적발될 경우 과태료 20만원(1차), 40만원(2차), 60만원(3차 이상)이 부과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카드형태의 동물등록증을 도입하는 지역들이 많은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 등이 이같은 수요 등을 잘 분석한다면 아직 미흡한 동물등록제를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등록증 디자인을 개선하거나 일종의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는 사용처를 마련하는 것도 실제 동물등록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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