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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매퇘지·보적보"… 여성혐오 피해 참는 여성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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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피해 여성 10명 중 8명은 무시…"처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불신 커]

머니투데이

지난해 4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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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등 성별 갈등이 불거졌을 때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4곳 게시글 중 약 4%가 성희롱·여성혐오(여혐)와 관련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여혐 표현을 경험한 여성 10명 중 8명은 "무시했다"고 응답하는 등 피해를 참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및 여성혐오 실태조사'에는 △일간베스트(일베) △개드립 △DC인사이드 주식갤러리 △루리웹 등 대형 커뮤니티의 4곳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여혐 게시글 실태를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분석 기간은 강남역 살인 사건, 안희정 전 충남지사 비서 성폭력 사건, 홍익대 모델 불법촬영 사건 등 사회적으로 성별 갈등이 불거진 시점 등 7주로 한정했다.

분석 결과 4개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글 1만7535건 중 657건(3.7%)이 성희롱·여혐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게시글 중에는 내용과 상관없이 여성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강조하는 사진을 첨부하거나 여성을 언어적으로 멸시·모욕하는 경우가 많았다. '메퇘지'(메갈리아+돼지), '보적보'(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뜻을 생식기에 빗대 표현한 말) 등 신조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피해 여성 중 대부분은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온라인에서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20~40대 여성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4.5%(복수응답)는 아무 대처도 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서비스 아이디를 새로 만들거나 한동안 이용하지 않기 38.5% △서비스에서 탈퇴하기 38.0% 등도 많았다. 상대방에게 항의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답변은 각각 19.2%와 9%에 그쳤다.

사법당국을 향한 불신도 컸다. 피해자들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답이 응답자의 31.3%로 가장 많았다. △대처방법을 잘 몰라서 24.5% △신고나 처벌 절차가 번거로워서 17.0% 가 그 뒤를 이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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