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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삼육대 학생, 한빛맹학교에 3D 프린팅 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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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문수빈 기자] 지난 18일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 졸업식. 8명의 맹인 학생 손에는 졸업앨범 대신 자신의 얼굴을 쏙 빼닮은 흉상이 들려 있었다. 임진환 씨가 3D 프린터로 제작해 선물한 '손으로 보는 졸업앨범'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들은 이날 서로의 흉상을 더듬으며 친구의 얼굴을 꼭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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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대학교 임진환(생명과학과 4학년·사진) 학생이 졸업을 맞은 맹학교 고3 학생들에게 3D 프린터로 흉상을 제작해 주는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해 훈훈한 감동을 준다.

3D 프린팅 스타트업에서 설계사로 일하는 임 씨는 지난해 유튜브에서 맹인학생들에게 3D 프린터로 졸업앨범을 만들어주는 영상을 봤다. 지난 2014년 한 3D 프린팅 업체가 진행한 사업이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맹인에게는 일반적인 사진첩 형식의 졸업앨범이 지급된다.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임 씨는 자신의 기술과 회사 장비를 활용해 재능기부 형태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회사 대표로부터 프로젝트 기획안도 승인받았다.

이후 그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모든 맹학교에 제안서를 보냈지만, 유일하게 사업 취지에 공감한 한빛맹학교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3D 프린터 설계사인 임 씨는 생명과학이 주전공이지만, 2학년 때 자동차공학(카메카트로닉스학과)을 복수전공 했고, 지난해에는 학내 창업지원단이 제공하는 3D 프린팅 교육을 받으며 해당 기술을 익혔다.

임 씨는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이 내가 가는 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나도 모르게 활용하고 있더라"며 "스캔본 편집을 할 때는 인체해부학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했고, 설계 단계에서는 복수전공을 하며 익힌 공학적 사고가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의수나 의족, 인공장기를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되겠다"며 "장애인이 인체 한계를 넘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좋은 제품을 설계하고, 저렴하게 보급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기술은 딱딱하고 차갑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준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다. 앞으로도 제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보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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