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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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증인들을 강제소환할지 여부가 18일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날 오후 2시5분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을 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법정에 불출석한 증인들을 구인장을 통해 강제로라도 소환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지난 12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날 법정에서 재판부가 이에 대한 결정을 밝힐 수도 있다.
이 전 대통령 재판은 증인으로 채택된 인물이 연이어 불출석하면서 계획한 만큼 심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항소심 시작부터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소환하려 했으나 이 전 부회장이 불출석하면서 무산됐다. 이 전 부회장은 자택에 사람이 없어 증인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은 '폐문부재' 상태였다고 한다.
이 전 부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다스(DAS) 소송비 대납 혐의와 주로 연관된 핵심 증인이다. 사건 당시 다스는 BBK에 투자한 돈을 돌려받기 위해 미국에서 소송 중이었다. 검찰은 삼성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면을 기대하고 소송비를 뇌물로 건넸다고 주장해 1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이 혐의와 관련된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폐문부재를 이유로 불출석 중이다. 김 전 기획관은 '다스 미국 소송 비용은 삼성전자에 청구한다'는 내용이 적힌 VIP 보고사항 문건 작성자다. 이 전 대통령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의 증인 신문도 무산됐다. 재판부는 지난 15일에 이 국장을 신문하려 했지만 이 국장은 불출석사유서를 내고 출석을 거절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증인들이 타당한 이유 없이 증인 출석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이 전 부회장이 상가에 조문을 갔다는 것은 언론에도 보도됐다"며 "매일 서초동에 있는 사우나를 다니는 김 전 기획관은 자신의 재판 때는 소환장 송달을 잘 받다 이제 와서 갑자기 못 받았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152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증인은 구인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면 강제 출석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법정 불출석을 이유로 바로 구인장을 발부하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150조의2 제2항에 따르면 증인을 출석시키기 위한 노력은 1차적으로 증인을 신청한 쪽에서 부담하기 때문이다.
법원 입장에서는 증인이 집에 머무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휴일이나 야간에 소환장을 보내는 특별송달을 먼저 시도할 수 있다. 아니면 경찰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는 소재탐지를 해볼 수도 있다. 형사소송법제 제151조에 따르면 불출석 증인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감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해당 증인이 소환장을 송달받았음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전 부회장이나 김 전 기획관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 전 부회장이나 김 전 기획관처럼 계속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강제 소환할 뾰족한 수가 없는 경우 법원은 증인을 신청한 쪽에게 증인 신청 취소를 권유한다. 심도 있는 심리도 중요하지만,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재판을 제때 끝내줄 필요도 있기 때문에 증인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처럼 구속 피고인 신분에 구속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라면 증인 신청 취소를 권유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구속만기일은 4월8일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구속만기일 안에 항소심 재판을 끝낼 수 없다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연이은 증인 불출석과 법원 정기인사로 인한 재판부 구성원 교체로 4월8일 전에 항소심 재판을 매듭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이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구속만기일까지는 아직 한 달 이상 남았기 때문에 보석 인용 여부는 추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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