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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트럼프 “아베가 노벨평화상 추천”…일부 언론 “文 대통령과 혼동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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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연 공로로 자신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추천했다고 15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아베 총리로 착각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 중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관련 질문을 받고 아베 총리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추천하는 편지를 보냈고 자신에게도 "그 아름다운 편지"의 사본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내가 일본을 대신해 정중하게 당신을 추천했으며, 당신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자신을 추천한 이유로 과거 북한이 쏜 미사일이 일본 상공으로 날아갔으나 자신의 북핵 협상 성과 덕분에 일본 국민이 이제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점을 들었다.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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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5월 2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그는 "나는 아마 상을 결코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괜찮다. 그들은 오바마에게도 상을 줬다. 오바마는 자기가 왜 상을 받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임기 2009년 1월~2017년 1월)은 임기 첫 해인 2009년 핵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트럼프 "내 오랜 소망은 노벨평화상"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미·북 첫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수차례 말했다.

미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18명은 지난해 5월 노벨위원회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추천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노벨위원회는 전쟁 중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도운 인권 운동가 2명에게 노벨평화상을 줬다.

아베 총리가 실제 노벨위원회에 추천 편지를 보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은 16일(일본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알고 있지만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오간 대화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말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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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6월 7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문답하고 있다. /백악관


트럼프, 문 대통령을 아베로 착각했나

일부 언론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진짜 추천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혼동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 후 노벨평화상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자 같은 달 30일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받으셔야 한다.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매우 관대한 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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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나 함께 걷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추천했다는 것은 전에 발표된 적이 없을뿐더러,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고는 해도 김정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포용 행보를 두고 두 정상은 종종 불화를 빚기도 했다"며 "일부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아베 총리와 문 대통령을 헷갈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도 15일 미국과 해외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두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문 대통령의 ‘트럼프 노벨상’ 발언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노벨위원회에 실제로 추천서를 보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문 대통령을 혼동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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