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트위터 광' 트럼프가 팔로우하는 5명 중 1명은 '이 곳' 소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800만 팔로워 거느리고 단 45명 선택

사위는 빼고 이혼한 며느리 포함돼 눈길

폭스 뉴스·드루지 리포트 등 '뉴스 편식'

미 언론, "일 평균 7시간 트위터 등 활동"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위터 이미지를 합성한 그림[사진 IB타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9.1개.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지난달 분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평균 트윗 개수다.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올해 1월17일까지 한 달 간의 활동을 집계했다. 트럼프는 게시글 빈도뿐 아니라 ‘좋아요’나 리트윗(소식 공유) 같은 대중의 상호작용 반응에서도 미국 정치인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총 4180만개의 ‘좋아요’와 리트윗을 받으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랑은 유별나다. 임기를 채울수록 트위터를 더 열심히 하는 양상이다. 이달 11일에는 리트윗을 포함해 하루 동안 무려 16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민주당 비난, 언론 보도 해명 등이 주 내용이었다.

16일 현재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소식을 받아보는 팔로워 계정은 5825만여개다. 한국 통계청이 추계한 올해 남한 인구 수(5181만명)보다 많다. 흥미로운 점은 이토록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트럼프가 팔로우하는 계정이 단 45개에 그친다는 사실이다. 자타공인 ‘트위터 광’의 타임라인엔 어떤 글이 뜰까. 트럼프가 메시지를 받아보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혼한 며느리는 OK, 유령회원 사위는 NO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팔로잉 리스트에 오른 계정은 크게 다섯 부류다. 기업가 출신 정치인답게 ▶백악관·대선 캠프 관련 계정(13개, 28.9%) ▶트럼프 그룹·자회사 계정(8개, 17.8%)들이 먼저 눈에 띈다. 이 중 트럼프가 공식·비공식 두 개 계정을 모두 팔로우하는 상대는 단 두 명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이다. 이 밖에도 사라 샌더스(백악관 대변인), 카트리나 피어슨(전 대선 캠프 대변인), 브래드 파스칼(전 대선 캠프 디지털 전략가) 등이 팔로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는 ▶가족 계정(7개, 15.6%)도 충실히 팔로우한다. 아내 멜라니아 여사와 자녀 네 명(트럼프 주니어·이방카·에릭·티파니), 며느리 두 명(바네사·라라)이 팔로잉 상대다. 자녀 중에는 아직 13세인 막내아들 배런의 계정만 제외됐다. 이방카의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 계정도 리스트에 없다. 사위가 아무런 게시물도 올리지 않는 트위터 ‘눈팅족’임을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지난해 11월 28일 트럼프 주니어와 킴벌리 길포일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리 점등 공식 행사장에 함께 들어서고 있다. [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최근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이혼한 전 며느리 바네사의 계정은 아직 팔로잉 상태를 유지 중이다. 주니어는 2005년 모델 겸 배우 출신인 바네사와 결혼해 5명의 자녀를 두고 지난해 파경을 맞았다. 그는 현재 9살 연상의 폭스뉴스 앵커 킴벌리 길포일과 교제한다. 두 사람이 최근 언론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관계를 공식화했지만 예비 시아버지뻘 되는 트럼프는 여전히 길포일 대신 바네사를 팔로우하고 있다.

가짜 뉴스 퇴출? 팔로잉 다섯 중 하나는 ‘이것’
▶폭스뉴스 관련 계정(9개, 20%)은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정치인 계정 다음으로 가장 많은 소식을 받아보는 곳이다. 비록 길포일은 명단 등극에 실패했지만 빌 오라일리·그레타 밴 서스터렌·에릭 볼링·제랄도 리베라·로라 잉그레이엄·숀 해너티·제스 월터스·터커 칼슨 등 내로라하는 폭스뉴스 간판 진행자들이 정권에 우호적인 게시물로 트럼프의 타임라인을 도배 중이다.

반면 CNN이나 NBC,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즈 등 미국 내 다른 주요 언론 관련 계정은 팔로잉 리스트에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식 ‘뉴스 편식’이 팔로잉에도 극명하게 반영된 결과다. 트럼프는 자신을 비판하는 이 언론사들이 ‘가짜 뉴스(fake news)’를 생산해 여론을 호도한다며 연일 불만에 찬 트윗을 올리고 있다.

중앙일보

폭스뉴스 간판 진행자인 숀 해너티(좌)와 로라 잉그레이엄. [중앙포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트럼프가 폭스 외에 팔로우하는 언론사가 딱 한 곳 있다. ▶타 언론 등 기타 계정(8개, 17.8%)에 포함되는 ‘드러지 리포트(DRUDGE REPORT)’다. 고졸 출신 재야 언론인 매트 드러지가 95년 창간해 운영 중인 인터넷 매체인데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98년)을 세상에 터뜨려 유명해졌다. 센세이션한 정치 뉴스를 다루는 보수 성향 매체로 분류된다.

해외 언론인 중에는 영국 TV쇼 ‘굿모닝 브리튼’ 진행자 피어스 모건이 홀로 트럼프 팔로잉 리스트에 포함됐다. 직설과 독설 사이를 오가는 화법으로 유명한 모건은 지난해 8월 트럼프를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골프광’이 팔로잉하는 단 한 명의 골퍼는
이외에도 트럼프는 남아공 골퍼 개리 플레이어, 미국 최대 프로레슬링 회사 WWE 최고경영자(CEO) 빈스 맥마흔, 과거 출연했던 NBC ‘어프렌티스’ 프로듀서 마크 버넷, 버넷의 아내인 영국 배우 로마 다우니 등을 팔로우한다.

중앙일보

트럼프 트위터의 팔로잉 계정 소개 페이지. [사진 트위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트위터 활용 방식은 취임 직후부터 갖은 논란을 불러왔다. “중요한 정책 발표를 트위터에 의존하면서 백악관 고유의 대언론 기능이 극도로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미 연방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정치적 시각이 다른 트위터 이용자들의 계정을 차단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시하는 일도 있었다.

트럼프 본인도 트위터에 불만이 많다.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 컨텐츠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조작돼있다”며 공개 비난을 일삼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결코 트위터 활동을 멈추거나 줄이지는 않고 있다. 대다수 기성 언론과 각을 세우고 있는 그에게 트위터가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대안으로 기능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최근 공개된 백악관 내부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하루 평균 7시간의 비공식 개인 시간(이그제큐티브 타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그제큐티브 타임에 주로 폭스뉴스 시청, 전화 통화, 트위터 등의 활동을 한다”고 백악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