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람이 불안해하고 직원들의 신뢰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절대 갑질은 없었습니다."
국내 대표 완구업체 손오공의 최신규 전 회장이 최근 불거진 신생 장난감업체 밸류앤밸류에 대한 '갑질논란'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회장은 1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손오공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콘텐츠 업체가 아무리 매출이 커도 1000억원 밖에 되지 않고, 그런 회사가 갑질을 해봤자 먹히지 않는다"며 "완구는 상품이 좋으면 어린이들이 구매를 원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완구유통사가 갑질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손오공은 밸류앤밸류가 연구개발한 애니메이션 '듀얼비스트카'(듀비카)의 완구 유통을 방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도마에 올랐다.
14일 경기도 부천시 손오공빌딩에서 열린 '갑질논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종완 손오공 대표(왼쪽)와 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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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주장에 손오공은 듀비카가 자사 제품인 완구 '터닝메카드'의 특허 침해 가능성이 높았던 제품이라는 입장이다. 듀비카는 중국의 선보이토이(SUNBOYTOY)가 개발, 생산한 완구로 밸류앤밸류는 유통만 맡았다는 것.
김종완 손오공 대표는 "젊은 창업가가 개발한 작품을 손오공이 짓밟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우리는 특허 침해요소가 있다는 점을 밸류앤밸류에 통지했다"고 말했다.
방송사에 듀비카 방영을 하면 터닝메카드 등을 방영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는 주장에 대해 "방송사에서 우리 콘텐츠를 빼면 제품이 안 팔리는데 그렇게 요청을 했겠냐"며 "억울해 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담당자, 주주들을 위해 필요한 법적조치를 모두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14년 경영권을 글로벌 1위 완구기업 마텔에 매각한 뒤 처음으로 회사를 찾았다고 운을 떼며 "경영을 친척이나 가족한테 맡긴 적이 없고, 45년 사업만 했는데 이미지 훼손을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이날 '터닝메카드' IP(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의혹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가족들이 주주로 있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에서 손오공이 유통하는 완구의 IP를 모두 갖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그는 터닝메카드 제작 당시 손오공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이었다고 전했다. 실제 손오공은 별도기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50~142억원의 영업손실을 보고 있었다.
최 회장은 "당시 이사회에서 터닝메카드 제작 투자에 반대했고, 분신 같은 회사를 위해 나서야겠다는 판단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처음에 3억원이었던 개발비가 80억원까지 늘어났고, 손오공의 인적·물적 지원 없이 모든 개발비를 사비로 충당했다"고 해명했다.
최 회장은 오히려 손오공이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개발한 작품 가운데 성공한 완구만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오공의 재무구조 등이 개선되면 직접 IP를 확보하는 구조로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콘텐츠라는 것은 답이 없다. 그래도 저는 계속 영화, 음악을 만들고, 완구를 개발하는 쉬지 않는 사람이다"며 "다른 짓 하지 않고 손오공을 건실한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건우 기자 ja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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