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회장 지위 이용 추행…재판서도 피해자 탓"
명시적 불이익 언급 안 해도 '업무상 위력' 인정
피해자 합의 등 고려 징역1년·집유2년 선고
20대 여직원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이 2017년 6월 피의자 신분으로 강남경찰서로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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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65) 전 회장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권희 부장판사 14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최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 부장판사는 “최 전 회장은 피해자가 다니는 회사 회장으로 주말에 식사 자리에 불러 추행으로 이어진 점은 책임이 무겁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피해자를 탓하며 범행을 회피하려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한 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쟁점은 업무상 위력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인정 여부였다.
최 전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동의를 받고 신체 접촉을 했기 때문에 업무상 위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권 부장판사는 “피해자는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었고 최 전 회장은 그 회사의 회장이었다”며 “피해자로서는 식사 자리를 거부하기 어려웠고 회사 내 지위와 나이 차이를 고려하면 명시적으로 일신상 불이익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업무상 위력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과 동행하다 여러 명의 여성들을 보고 그제야 뛰쳐나갔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여러 이유로 납득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 전 회장은 2017년 6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여직원과 식사하다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해자가 호텔에서 도망쳐 나와 택시에 타려 하자 이를 막아서고 호텔로 다시 끌고 가려다 지나가던 여성들에게 제지당했다. 이같은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최 전 회장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최 전 회장은 사건 직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검찰은 “반성하는 모습을 찾기 어렵고 피해자를 거짓말쟁이이거나 꽃뱀이라고 몰아가며 2차 가해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최 전 회장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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