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 분담금 올라가야 해”…트럼프 발언 파장

-한미 가서명 사흘만에 돌출성 발언

-“전화 몇통으로 5억달러 더 내게 해”

-“몇년동안 오르기 시작할 것” 주장도

-향후 방위비협상에 우리 측 부담될 듯

트럼프 대통령. [AP]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방위금 분담금과 관련해 앞으로 더욱 인상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파장을 낳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의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가서명과 관련해 “전화 몇 통으로 5억달러(약 5627억원)를 (한국 측으로부터)올렸다”고 주장해 그 진위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추가 인상 발언은 한미가 올해 분담금에 대해 합의하고 가서명한 지 불과 사흘만에 나왔다는 점에서 그 발언 배경에도 시선이 쏠린다. 앞서 한미는 지난 10일 올해 한국의 분담금을 지난해(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책정하는 내용의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과 관련해 “한국이 나의 (인상)요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한국)은 어제 5억 달러(약 5627억원)를 더 지불하기로 동의했다”며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왜 진작에 올리지 않았느냐’고 말했더니, 그들은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그것(방위비 분담금)은 올라가야 한다.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에 쓰는 비용은 50억 달러이며, 한국은 약 5억 달러를 지불해왔다”며 “우리는 그것을 더 잘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동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몇년 동안 그것은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며 “한국은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도 아주 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분이 ‘5억 달러’라고 말한 것이 수치상 착오인지, 자신의 성과 과시용인지, 아니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모종의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나오자 외교가에선 당장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년간 끌고왔던 방위비 협상이 가서명된지 사흘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인상 방침’을 밝히자 외교 당국에선 곤혹스런 모습도 엿보인다. 외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그 진의를 살펴보고 있다”고만 했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이 발효되기도 전부터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필요성을 다시 주장함에 따라 내년 이후 적용될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 측의 인상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미가 이번 10차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정함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 중 11차 협정에 대한 협상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가서명 이후 11차 협상에서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고도의 전략적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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