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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인비'에 '튀는 판사' 보고...법원장들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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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법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문제 판사'를 골라내는 과정에 일선 법원장들까지 동원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 내용을 양일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은 매년 각급 법원장들에게 판사들의 근무평정표와는 별도로 이른바 '인사관리 상황보고'를 하게 했습니다.

각 법원의 소속 판사들 가운데 사법행정에 비판적이거나 대법원 입장과 다른 이른바 '튀는 판사'들을 따로 골라낸 겁니다.

이런 보고서는 각급 법원장들이 대법원장 신년 인사를 위해 대법원에 방문할 때, '인비'(人秘)라고 표시한 봉투에 담아 법원행정처장에게 직접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사비밀의 줄임말입니다.

법원장들이 제출한 판사들의 명단은 이후 이른바 '물의야기 법관'을 분류하는 자료로 사용됐고, 판사들 명단은 다시 법원장에게 전달돼 인사 불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대법원에 비판적인 판사들은 성추행이나 음주운전 등 비위를 저지른 법관보다 가혹한 인사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판사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데 대법원 법원행정처뿐만 아니라 사실상 전국 법원 조직이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가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승진을 의식한 판사들이 대법원장 눈치를 본다는 문제점 때문에 폐지될 예정이었던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도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검찰은 일선 판사들이 사법부의 방침에 순응하도록 만들기 위해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인사권 강화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YTN 양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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