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TF확대경] 현장 누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확실성 지우기' 주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지난해 외부 노출을 최소화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일정을 마치고 구내식당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 모습. /독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 보폭 늘리며 '중심잡기' 본격 나섰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노출을 최소화한 지난해와 달리 현장을 직접 챙기며 올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변화한 이유로는 '불확실성 해소 필요성' 등이 꼽힌다. 삼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경영 활동 영역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초청 행사 참석 및 주요 사업장 방문 등 국내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하더니, 최근에는 해외 일정에 시선을 두고 있다. 특히 '재계 얼굴'로써 정해진 일정에 모습만 비추는 방식이 아니라 굵직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제시하며 올해 사업 전략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움직임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정중동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18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 미국·영국·캐나다·러시아 등에 글로벌 '인공지능(AI) 연구센터' 설립 등 최고의사결정권자의 의지가 실린 사업 활동이 발표됐지만, 정작 이재용 부회장이 해외 출장에 주력하면서 외부 노출이 거의 없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또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 마무리 등 신뢰 회복 차원의 활동에 공을 들이면서도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난해 첫 해외 공식 일정은 인도 노이다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7월)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이었다. 또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8월)하고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9월)하는 등 대외활동을 재개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였지만, 이후 정중동 행보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해부터 쉴 틈 없이 일정을 소화하며 경영 보폭을 적극적으로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외부 노출에도 거리낌 없는 모습이다. 지난달 2일 문재인 대통령 초청 신년인사회 참석으로 새해 첫 공식 일정을 마친 이재용 부회장은 바로 다음 날인 3일 5G 네트워크 장비 생산라인 현장을 방문했고, 이튿날 다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사업을 점검했다.

더팩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회사 내부 소통 기회를 늘릴 뿐만 아니라 정계 인사와의 만남에도 적극 나서며 활동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를 안내하고 있는 모습. /총리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10일에는 삼성전자 수원공장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같은 달 1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만남' 행사에 참석했고 30일에는 화성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관계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설 연휴였던 지난 4일에는 시안 반도체 사업장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 출장을 떠나는 등 그동안 멈춰 있던 '명절 출장 활동'을 재개했다.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놓고 불확실성을 덜어내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활동에서 반도체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는 삼성전자 중심 사업인 반도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정계 인사뿐만 아니라 임직원들과의 소통 기회를 늘리는 데 앞장서는 것도 '그룹 총수' 역할에 집중하며 대내외적 '중심잡기'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의 새해 경영 활동과 관련해 '내용'에 좀 더 초점을 맞추면 이러한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장 방문 당시 임직원을 격려한 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나갈 것"이라며 위기론을 차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반도체 경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올 때"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홍영표 원내대표와 만났을 때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육성하겠다"고 직접 밝히며 외부에 사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속 5G를 강조하는 것도 그룹을 책임질 미래먹거리를 육성하는데 향후 그룹 총수로써 직접 힘을 싣겠다는 의지 표현의 일환으로 읽히고 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현재 외부 활동을 통해 챙기고 있는 사업 외에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중심잡기'가 필요한 또 다른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전년보다 37.6%나 빠진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5G·폴더블폰 등 기존에 없던 영역이 등장해 주도권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경영 불확실성 해소의 핵심인 '포스트 반도체'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재용 부회장의 발걸음은 계속 빨라질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AI, 5G와 함께 바이오, 전장 사업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결정한 상태다. 특히 올해 이 분야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이재용 부회장의 인수합병(M&A) 추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재계 관측이 나온다.

rocky@tf.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