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73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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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한 미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일본은 위안부에게 진지한 사과와 반성의 뜻을 수차례 전했다"고 일본 정부가 반론한데 대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규탄성명을 냈다.
정의연과 장학재단 '김복동의 희망'은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는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철회하고 김복동 할머니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사까지 트집잡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반인권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일본군 성노예 범죄 인정과 법적 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 정부로부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범죄 인정'과 '공식사죄', '법적 배상'을 통해 인권 회복을 이루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30년간 치열하게 인권운동가로 활동하신 분"이라며 "평생 모아온 돈을 성폭력피해자, 재일조선학교 학생 등을 위해 후원하고 빈손으로 떠나셨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7일(현지시간) NYT에 "일본 정부는 2차 세계대전에서 위안부 문제가 수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성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미 여러 차례 전 위안부들에게 진지하게 사과했다는 주장을 담은 반론문을 보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한일간의 모든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됐음에도 일본은 위안부의 심리적 상처를 치료하고 그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내세우면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통해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에 10억엔을 지원했고, 전체 피해자 47명 중 34명이 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환영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정의연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중심주의를 위배하고 국제기준도 반영하지 않은, 해결책이 될 수 없는 합의"였다며 "화해치유재단 역시 현 정부에 의해법인 설립이 취소됐고, 10억엔도 반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할 일은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 앞에서 진심으로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며 법적으로 배상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늦었지만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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