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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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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환승제도 본격 시행…금융사 간 유치경쟁 치열[AK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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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퇴직연금 환승제도가 지난달 3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기존 금융기관에서 상품을 매도하지 않고도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게 해 금융사 간 경쟁을 촉진하고 투자자들에게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동시에 제도적 제한이 있고, 여전히 투자자의 적극적 관여가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퇴직연금 환승제도의 도입 배경과 효과, 그리고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사항들을 살펴본다.

환승제도의 도입과 필요성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그러나 그간 퇴직연금 계좌를 이전하려면 상품을 해지하고 현금화한 뒤 재매수하는 방식밖에 없어 비용 부담과 불편함이 컸다. 상품 해지 시 발생하는 이자 손실, 수수료, 펀드 환매 과정에서의 시장 손실 등은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새롭게 시행된 퇴직연금 환승제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제 가입자는 기존 상품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계좌만 이전할 수 있어,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덜고 더 나은 조건의 금융기관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약정된 이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예금 상품이나 펀드의 경우 이전에 따른 불이익이 없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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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 가능한 상품과 제도의 제한
퇴직연금 환승제도는 가입자에게 이전의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모든 상품이 이전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금,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대부분의 퇴직연금 상품이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만, 디폴트 옵션 상품(금융사가 자동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나 보험 계약 형태의 상품은 이전이 불가능하다. 이는 환승 제도를 통해 선택권이 확대되었지만, 일부 제한은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전 가능한 계좌 간 이동도 동일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DC형은 DC형으로만, IRP는 IRP로만 이전할 수 있다. 이전을 희망하는 사업자가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경우 이전이 불가능하며, 이 경우 기존 방식대로 상품을 매도하고 계좌를 이동해야 한다. 이는 제도의 편리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환승 절차와 금융사의 대응
환승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세부적인 사항을 확인하고 진행해야 한다. 먼저 가입자는 새로운 금융기관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이전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기관은 이전 가능한 상품 목록과 제한 사항을 안내하며, 가입자의 최종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 실물 이전이 이루어지고, 결과는 문자메시지나 앱을 통해 통보된다. 절차는 통상 3영업일이 소요되며, 환매가 필요한 상품이 포함된 경우 추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금융사들은 새로운 제도에 맞춰 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은 다양한 상품과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며 은행 고객들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증권사에서 취급 가능한 ETF 상품 수는 약 770여 개로, 은행과 보험사의 100여 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증권사의 장점으로 부각된다. 반면, 은행과 보험사는 안정성을 강조하며, 상품 다양화와 마케팅을 통해 기존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 하고 있다.

수익률과 수수료, 무엇이 중요한가
퇴직연금 수익률은 투자자의 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DC형과 IRP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을 결정하기 때문에, 금융사의 평균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개인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가입자는 홍보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금융사를 선택해야 한다.
수수료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IRP 계좌의 경우 금융사마다 수수료 차이가 크며, 현재 기준으로 0%에서 0.4465%까지 다양하다. 증권사는 고객 유치를 위해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보험사와 은행은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높아 추가적인 비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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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투자자의 역할
퇴직연금 환승제도는 금융시장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금리 하락기에는 실적 배당 상품의 매력이 커지며, 증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장 점유율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의 역할이다. 퇴직연금은 투자자가 스스로 운용하고 관리해야 하는 자산이다.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는 금융사로 옮기기보다는, 자신의 투자 목표와 상황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투자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퇴직연금 환승제도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 투자자의 책임감 있는 접근이 요구된다. 금융사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 그리고 수익률 홍보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장기적 재무 계획에 부합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퇴직연금의 본질은 안정적인 노후 자산 운용에 있다. 투자자는 단기적인 혜택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수수료, 상품 다양성, 금융사의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필요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필수 경제금융매니징에디터 pilsoo@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박수민 기자 soo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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