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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산불은 느는데...실화자 수사는 게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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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에 불이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등산객의 실수나 담배꽁초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실화자 검거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산불 예방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해 첫날 강원도 양양에서 산불이 났습니다.

헬기 스무대, 진화 인력 수천 명이 투입됐지만 축구장 면적 서른 배나 되는 산림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누군가의 실화로 보이는데, 한 달이 넘도록 수사는 답보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건 마을 진입로 입구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추정뿐.

주차돼 있던 차량 블랙박스가 유일한 단서입니다.

[양양군청 관계자 : 블랙박스에서 화면을 판독해봤더니 담배 연기가 올라오는 영상이 찍힌 거죠. 원래 (그전 화면에) 뭐가 있었는지 화면 판독을 위해서 국과수에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산불 원인 수사는 이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7년 산림 765㏊가 불에 탄 삼척 도계 산불은 입산자 실화로 공식 기록됐지만, 지금까지도 범인은 잡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산불 가해자 검거는 발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나 논·밭두렁 소각처럼 불을 낸 사람이 명백하면 검거율이 그나마 높지만, 산불 발생의 가장 많은 원인인 입산자 실화 검거율은 열 건 가운데 세 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최근 강원도 춘천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입니다.

당시 3시간 동안 산림 2㏊가 소실됐는데요.

도로 바로 옆에서 불이 시작돼 차량에서 버린 담뱃불이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꼽혔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원인 미상 산불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산불 가해자 검거율이 낮은 건 당연하게도 산림 현장에 CCTV가 설치된 곳이 거의 없기 때문.

여기에 대다수 산불 현장은 비전문가인 각 자치단체 산림공무원이 수사를 맡고 있습니다.

[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산림공무원) : 외곽지역에서 CCTV 같은 것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산림공무원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본연의 업무를 하고 이러다 보니까 탐문 수사하고 이렇게 할 여력은 사실 어렵습니다.]

지난 1월 발생한 산불 100여 건 가운데, 산불 원인과 가해자가 확인된 건 고작 14건.

산불이 나면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묻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현실은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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