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오거돈 시장, “평화올림픽” 앞세워 치열한 설득전
진천 선수촌 총회서 선정…확정 땐 ‘남북 공동유치’에 착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남북 공동개최 도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내 유치 도시가 어디로 결정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서울과 부산은 ‘평화올림픽’ 개최지로서 당위성을 내세워 유치전에 나섰다.
대한체육회는 11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의원총회를 열어 올림픽 유치 신청 도시를 심의한다. 이 자리에서 유치 도시가 결정되면 남북은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의향서를 오는 15일 IOC에 제출한다.
이번 총회에서 프레젠테이션(PT)에 나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은 치열한 설득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국제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여러 해외 도시와 펼칠 본선 경쟁에서 이기려면 한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이 적합하며, 남북 수도가 함께 개최하는 게 평화올림픽 구현에 걸맞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서울시는 1988년 하계올림픽을 치른 경험이 있고, 올해 10월로 예정된 제100회 전국체전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고 밝혀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유치 도시가 확정되기 전에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남북 공동개최가 전제가 되는 만큼, 상징성 측면에서도 남과 북을 대표하는 서울과 평양의 조합이 자연스러울 것으로 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문 대통령과 함께 북한을 다녀온 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 전쟁 위기에서 평화와 통일의 초석·시금석을 놓았다면 2032년은 완성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서울·평양 공동개최 의지를 피력해 왔다.
오 시장은 PT 자료와 질의응답 자료까지 직접 챙기며 설명회 준비에 각별히 신경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부산이 국내 유치 도시로 선정돼 ‘평화올림픽’을 앞세워 국제 경쟁에 나설 경우 다른 나라 도시와 차별되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2002년 아시안게임 이후 수많은 국제 스포츠 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을 내세울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번 올림픽의 핵심 메시지는 단연 평화가 될 텐데 남북 협력시대가 본격화되면 한반도 평화가 시작되는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될 도시가 부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유치 도시 선정 투표는 오후 3시부터 두 도시의 설명회와 질의응답이 2시간가량 이어진 뒤 실시된다. 선정된 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국내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남북 공동 유치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하게 된다. 2032년 올림픽 개최지는 개최 7년 전인 2025년 IOC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2032년 올림픽 유치를 원하는 곳은 독일, 인도와 호주 브리즈번 정도로 알려져 있다.
고영득·권기정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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